조정래 “민중이 개돼지라면 그 공무원은 기생충이나 다름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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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출간 기자간담회서 교육 현실 비판한 소설가 조정래

조정래 씨는 “그동안 ‘작가의 말’을 쓸 때 이번처럼 통렬한 심정으로 쓴 적이 없다”면서 “그 정도로 교육 문제가 심각하고 우리 미래가 난관에 부딪혀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정래 씨는 “그동안 ‘작가의 말’을 쓸 때 이번처럼 통렬한 심정으로 쓴 적이 없다”면서 “그 정도로 교육 문제가 심각하고 우리 미래가 난관에 부딪혀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중이 개돼지라면 그렇게 말한 사람은 개돼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나 진딧물이다.”

소설가 조정래 씨(73)는 최근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개돼지 발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반이 백성 위에 군림해서 세금을 내지도 않고 국란이 와도 군대에 안 갔다. 그래서 조선왕조가 멸망하고 나라를 뺏긴 것”이라면서 “신분제도를 공고히 해야겠다는 그 사람이 대한민국의 모든 교육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핵심부서 장으로 있으니 대한민국 교육이 이렇게 됐겠지”라고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조 씨가 출간한 새 소설 ‘풀꽃도 꽃이다’(전 2권)는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를 진단한 작품이다. 공교육이 무너진 현실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려는 국어교사 강교민과 대기업 부장인 친구 유현우, 아들의 서울대 진학이 생의 목표인 유현우의 아내,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을 꿈꾸는 유현우 아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작가는 “경제 성장에 쫓겨 인간을 인간으로 기른 것이 아니라 기계화시켰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문학의 근본정신”이라면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교육이니, 그것을 소설로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창작의 동기를 밝혔다. 작가는 “연간 40조 원이 넘는 사교육 시장의 병폐는 정부, 교육계, 사회, 학부모,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면서 “모두가 공동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내일은 나락의 길로 치달아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뉴질랜드나 스위스처럼 고졸 전기수리공과 의사의 소득이 별 차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왜 발버둥치면서 대학에 가려 하겠나”라면서 “돈의 차별은 인간 차별이다. 사회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 씨는 “차기작으로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삼은 작품을 5권 정도 분량으로 쓰려고 한다”면서 “‘개돼지’라는 국민이, 국가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알아야만 우리 미래가 있다는 얘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소설가 조정래#풀꽃도 꽃이다#나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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