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휩쓴 ‘송중기앓이’… 임무 마친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를 만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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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진은 판타지 같은 인물이지만… 시진에게 저도 많이 배웠지 말입니다
진짜 일과 내 여자 사랑하는 법을

송중기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다음 날인 15일 간담회에서 “제 이상형은 변함없이 ‘현명한’ 여자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러썸 제공
송중기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다음 날인 15일 간담회에서 “제 이상형은 변함없이 ‘현명한’ 여자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러썸 제공
그는 기둥 뒤에서 담배 한 대를 물고 있었다. 동아일보 기자라고 명함을 건넨 뒤 유시진 대위를 만났다. 그의 목소리는 강모연(송혜교)에게 말하듯 부드러웠다. ‘귀’로 먹는 초콜릿이라고나 할까. 기자가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간다고 하자 그는 “아, 그냥 가시게요. 점심이라도 드시고 가시지 말입니다”라고 했다.

15일 정오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앞. 14일 종영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 주인공 유시진 역의 송중기(31)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태후’ 최종회 시청률은 38.8%(닐슨코리아 전국)에 달했고 ‘송중기앓이’란 말까지 생겼다. 가장 ‘핫’한 스타가 된 소감부터 물었다. “며칠 전 드라마 홍보차 홍콩을 방문했는데, 직접 몸으로 느낀 것은 처음이에요. 얼떨떨하고 기쁘기도 하고…, 책임감도 커지더군요.”

정돈된 말투, 절제된 표정. 군복 대신 줄무늬 니트와 면바지를 입었지만 그는 여전히 유시진으로 보였다. 여성들에게는 ‘판타지 스타’, 남성들에게는 ‘적’인 그 유시진.

“결혼한 친구들도 저보고 많이 뭐라고 합니다.(웃음) 유시진 같은 남자가 현실에 있을까요? 판타지 같아요. 그래서 저 역시 유시진에게 많이 배웠어요. ‘이렇게 행동하거나 말하면 내 여자가 좋아하겠구나’라고….”

송중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제가 더 좋아하니까’를 꼽았다. “멜로 연기의 비결요? 비결이라기보다는 대본을 중시해요. 장면과 장면을 생각하면서 작가 입장에서 ‘왜 이런 대사를 썼을까’ 하고 고민합니다.”

‘태후’는 작품성이나 개연성이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시진 역할에 충실했고 만족스럽게 끝냈어요. 오글거린다는 대사 역시 ‘제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죠. 단점이 있으면 제 장점으로 보완하고, 제 단점이 있다면 누군가의 장점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봐요.”

곤란한 질문도 능숙하게 답하는 모습에서 또다시 유시진이 떠올랐다. 총으로 쏴도 살아나는 불사조.

한류 스타가 됐으니 자칫 어깨에 힘이 들어가진 않을까? “머릿속에서 스스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부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그런 초심은 변해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상업적 배우로서의 제 그릇은 커졌는데, 초심에 머물러 있다면 제대로 담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봐요. 다만, 제 본질은 그대로 있어야겠죠.”

송중기는 “가족이 노출되고 전 여자친구 사진까지 인터넷에 돌아다닌다. 감당해야 할 몫인 건 알지만 가족까지 힘들어하는 건 속상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군대에서 인간 송중기로서 배운 점이 많아요. 나에게는 스트레스인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고…. 이런 것이 연기에 묻어나지 않나 싶어요.”

올해 영화 ‘군함도’ 촬영에 들어갈 그는 그래도 ‘꽃미남 배우’란 타이틀은 버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배우에게 외모가 주는 부분도 커요. 피부 관리도 열심히 할 겁니다.(웃음) ‘성균관 스캔들’부터 ‘태후’까지, 출연료건, 분량이건 다 떠나서 그 배역이 좋으면 맡아왔어요. 스스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역할을 맡을 겁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송중기#유시진#태양의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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