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로 부활한 애니메이션 고전들…스누피, 어린왕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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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대작 어린이 영화 두 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란히 개봉하는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위 사진)와 ‘어린왕자’. 고전이 된 콘텐츠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가족 관객이 즐길 만한 영화다. 호호호비치·올댓시네마 제공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란히 개봉하는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위 사진)와 ‘어린왕자’. 고전이 된 콘텐츠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가족 관객이 즐길 만한 영화다. 호호호비치·올댓시네마 제공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방학도 시작했다. 연말연시의 따스한 기운을 담뿍 담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만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고 있다. 올해는 고전을 스크린 위로 되살려낸 애니메이션 2편이 한꺼번에 개봉한다. 1943년 출판된 원작 동화를 3차원(3D) 애니메이션과 스톱모션 기법을 결합해 재탄생시킨 ‘어린왕자’(23일 개봉)와 1950∼2000년 연재된 만화 ‘피너츠’를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24일 개봉)다. 두 원작 모두 3D 애니메이션으론 처음 만들어졌다.

○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하는 일마다 매번 실패만 겪는 찰리 브라운이 어느 날 앞집에 이사 온 빨간 머리 소녀에게 한눈에 반한다. 소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스누피의 도움을 받아 장기자랑과 댄스대회에 도전하지만 매번 남을 돕다가 낭패를 보고 만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찰리는 우연히 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천재 소리를 듣는다. 스누피는 찰리의 풋사랑에 영감을 받아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파일럿 스누피가 암컷 파일럿 피피와 사랑에 빠진다는 소설 집필에 착수한다.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스티브 마티노 감독은 “‘스누피’에는 완벽한 직선이나 완벽한 동그라미가 없다. 원작의 울퉁불퉁한 펜 선을 그대로 살렸다”고 말했다. 생전 “누구도 내 만화에는 함부로 손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원작자 찰스 슐츠(1922∼2000)의 그림체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캐릭터마다 1000여 장씩의 샘플을 제작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택하는 정성을 기울여 찰리 브라운 캐릭터 완성에만 약 2년이 걸렸다. 덕분에 2003년 제작을 시작해 완성까지 10여 년이 걸렸다. 초등학교 저학년용이지만 스누피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20∼40대 관객들이 보기에도 지루하지 않다.

○ ‘어린왕자’


이 작품은 친구 하나 없이 엄마가 짜 놓은 인생 계획표대로 살아가던 모범생 소녀가 사립학교 입시에 떨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재시험을 보기 위해 사립학교 근처로 이사한 소녀는 옆집의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와 마주친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사막에서 조난당했을 때 만났던 어린왕자와 그에게 들었던 먼 행성들의 이야기를 소녀에게 전한다.

어린왕자 이야기에 한 소녀의 이야기를 덧씌운 액자식 구성 덕분에 이야기가 풍성해졌다. 특히 원작의 이야기가 끝난 뒤 소녀가 병상에 누운 할아버지를 위해 어린왕자를 찾아 나선다는 후반부가 참신하다. 네모난 집, 네모난 자동차, 네모난 빌딩을 통해 규격에 맞춘 어른들의 삶을 풍자하는 등 원작의 우화적 성격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애니메이션은 두 가지 방식으로 제작됐다. 소녀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3D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완성했다. 극중 극 형태로 삽입된 어린왕자 이야기는 원작 삽화를 그대로 본뜬 종이인형을 만들어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했다. 여우와 장미 등 주요 캐릭터는 물론이고 사막 하늘 등 배경까지 따뜻하고 투박한 종이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레이철 매캐덤스, 제임스 프랭코, 베니치오 델 토로, 마리옹 코티야르 등 유명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자로 참여했다.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아이와 부모 사이에 좋은 대화거리가 될 만한 영화다. “어른이 되는 건 문제가 아냐. 어린시절을 잊는다는 게 문제지”라는 할아버지의 대사도 동심을 잊은 어른에게 유효한 감동을 안겨 준다. 두 작품 모두 전체 관람가.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스누피#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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