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두 여성작가 신작에 ‘대박 기대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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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판사 초판부수 5~7배 높여

조앤 K 롤링 필명 로버트 갤브레이스로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두 번째 소설 ‘실크웜’을 발표한 조앤 K 롤링. 그는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쓴 이유에 대해 “가능한 한 나와 거리가 먼 모습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학수첩 제공
조앤 K 롤링 필명 로버트 갤브레이스로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두 번째 소설 ‘실크웜’을 발표한 조앤 K 롤링. 그는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쓴 이유에 대해 “가능한 한 나와 거리가 먼 모습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학수첩 제공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영국 출신 세계적 베스트셀러 여성 작가 2명의 신작 장편소설이 나란히 출간됐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조앤 K 롤링이 필명 로버트 갤브레이스로 내놓은 두 번째 추리소설 ‘실크웜’(문학수첩)과 올해 ‘미 비포 유’로 국내 독자를 사로잡은 조조 모이스의 신작 ‘원 플러스 원’(살림)이다. 해당 출판사도 초판을 각각 2만 부, 1만5000부를 찍으며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통 3000부 안팎을 찍는 것에 비하면 5∼7배 수준이다.

실크웜은 사설탐정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다. 문학수첩 윤소라 팀장은 “6만 부가량 팔린 전작 ‘쿠쿠스 콜링’이 탐정 스트라이크의 캐릭터를 설명하느라 사건 전개가 조금 느렸다면 이번 책은 빠르게 질주한다”며 “늘 전작보다 ‘재밌고 잘 빠진’ 작품을 내놓는 작가를 고려할 때 판매량도 배 이상 더 나갈 것”이라며 자신했다.

스트라이크는 ‘거시기 털 같은’ 머리카락에 블랙 유머를 구사하는 전직 헌병대 특별조사팀 출신이다. 30대 중반의 거구로 전쟁에서 오른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차고 있다. 유명 로커의 사생아이기도 하다. 추리소설의 흥행은 주인공의 매력이 결정짓는데 스트라이크의 개성도 어디서든 빠지진 않는다.

줄거리는 이렇다. ‘봄빅스 모리’란 소설을 완성한 소설가 오언 퀸은 편집자와 크게 다툰 후 사라졌다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봄빅스 모리’에는 잔인하고 변태적인 이야기가 가득한데, 숨진 퀸 주변의 출판계, 문학계 인사들의 스캔들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설이 출간되면 인생을 망칠 사람들이 모두 스트라이크의 용의선상에 오른다.

묘사가 서늘할 정도로 생생하다. 퀸의 시신이 발견된 장면에선 잔혹한 고어 영화를 상영하듯 묘사하는데, 순화된 표현만 옮겨보자면 ‘사람의 옷을 입혀 놓은 도살된 돼지’ 같다. 독자가 스트라이크보다 먼저 범인을 잡고 싶다면 용의자들과의 첫 만남 때 그의 특징을 잘 기억해두자. 난도가 아주 높진 않다.

조조 모이스 가족애를 유쾌하면서 감동적으로 그려낸 소설 ‘원 플러스 원’을 출간한 조조 모이스. 그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그리기 위해 “많은 사람을 직접 만나보고 느낀 점들을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살림출판사 제공
조조 모이스 가족애를 유쾌하면서 감동적으로 그려낸 소설 ‘원 플러스 원’을 출간한 조조 모이스. 그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그리기 위해 “많은 사람을 직접 만나보고 느낀 점들을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살림출판사 제공
저널리스트 출신인 조조 모이스는 10번째 소설 ‘미 비포 유’에서 사랑 이야기 속에 삶과 죽음이란 묵직한 주제를 녹여내는 비상한 재주를 선보였다. ‘미 비포 유’는 올 1월 국내 출간돼 입소문이 나면서 4월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순위에선 13주간 1위를 기록했다.

신작 ‘원 플러스 원’은 가족애를 다룬다. 가사도우미, 바텐더, 청소부 등 닥치는 대로 일해야 하는 싱글맘 제스는 별거 중인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니키와 10대 시절 낳은 딸인 수학 천재 탠지를 키운다. 늘 “다 잘될 거야”를 입에 올리지만 현실은 벅차다.

탠지의 수학 재능을 알아본 명문학교 세인트앤에서 입학을 제안하지만 비싼 학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제스 가족은 탠지를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시켜 우승상금 5000파운드로 학비를 해결하기로 한다. 고물 승용차를 타고 영국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기업 내부정보를 누설했다가 교도소에 갈 위기에 처한 남자 에드가 합류하면서 로드무비가 펼쳐진다. 가족이란 주제를 오글거림 없이 감동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의 내공이 상당하다.

살림출판사 이성훈 본부장은 “스토리와 소재는 익숙하지만 캐릭터나 문체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며 “‘미 비포 유’ 이전에 쓴 책도 출간해 달라는 독자의 요구가 많아 적극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앤 K롤링#조조 모이스#실크웜#원 플러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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