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카무플라주’ 신상의 상상력… 발렌티노의 아우라가 넘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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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의 얼룩무늬와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소수를 위한 고급 맞춤복)’.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가지는 패션 브랜드인 발렌티노에서 하나가 된다. 군복의 얼룩무늬와 비슷한 문양인 ‘카무플라주’는 의상에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담으려 했던 발렌티노와 인연이 깊다.

카무플라주 패턴은 발렌티노 브랜드를 창시한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90년대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오트 쿠튀르에서 처음 사용했다. 현재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와 피엘파올로 피촐리가 2013년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덕에 카무플라주는 발렌티노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카무플라주는 길거리 패션에서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식으로 유행했지만, 지금은 발렌티노를 비롯해 버버리 프로섬과 지방시, 드리스반노튼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에서도 관련 컬렉션을 볼 수 있게 됐다. 발렌티노는 카무플라주에 대해 감히 이렇게 표현한다. “카무플라주는 한국 남성들에게 군대 이후로 처음으로 군복 무늬의 옷을 입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다”고.

발렌티노는 카무플라주를 평면적인 프린트 기법으로 표현하는 방법에서 더 나아가 콜라주(여러 가지 재료를 붙이는 기법)를 사용해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발렌티노는 카무플라주를 재킷과 바지, 블루종(점퍼 같은 짧은 상의)뿐 아니라 가방과 스니커즈 등 액세서리에도 활용했다.

카무플라주 문양이 잘 활용된 아이템은 스니커즈다. 발렌티노는 스니커즈를 캔버스 삼아 네온 오렌지 그린 블루 등 다양한 색상의 조합을 선보였다. 이렇게 탄생한 ‘카무플라주 락러너 스니커즈’는 현빈이 공항패션으로 선보이는 등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발렌티노는 이번 2014∼2015 가을겨울 시즌 남성 컬렉션에서 카무플라주 문양이 쓰인 헤링본(V자형 줄무늬가 계속 연결된 형태) 슈트를 선보였다. 차분함이 돋보이는 게 특징. 카무플라주 문양이 들어간 백팩은 카무플라주 패턴은 풀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드브라운 색상을 택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발렌티노는 남성 컬렉션뿐만 아니라 여성 컬렉션에서도 카무플라주 문양을 넣은 아이템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가을 시즌의 액세서리 컬렉션에서는 강렬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을 가미한 제품들이 주목받았다. 발렌티노 관계자는 “카무플라주는 단순한 밀리터리 문양을 넘어서 화려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문양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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