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추석]‘이만갑’ 두 MC “명절에 외로운 분들 많죠 사랑과 情 듬뿍 나눠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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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남희석·박은혜 MC가 본 ‘2014 추석’

채널A 대표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 MC 남희석(왼쪽)과 박은혜가 동아일보 독자들에게 추석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명절에
 갈 고향이 없는 탈북 출연자들의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 추석연휴 남희석은 고향인 충남 보령을, 박은혜는 시댁이 있는 
부산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의상협찬=박술녀 한복
채널A 대표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 MC 남희석(왼쪽)과 박은혜가 동아일보 독자들에게 추석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명절에 갈 고향이 없는 탈북 출연자들의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 추석연휴 남희석은 고향인 충남 보령을, 박은혜는 시댁이 있는 부산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의상협찬=박술녀 한복
어느새 가족이 됐다. 첫 방송부터 MC를 맡아온 남희석 씨(43)는 출연자들을 보면 친누이를 보듯 “요새 만나는 사람 있느냐”며 결혼을 걱정하고, 일가족의 경조사까지 챙긴다. 올해 3월 MC로 합류한 배우 박은혜 씨(36)는 이들과 만날 때마다 수다 꽃을 피우는 친구, 언니 같은 사이다. 탈북 미녀들이 나오는 채널A 토크쇼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 얘기다.

2011년 12월 방송을 시작한 ‘이만갑’은 유례없는 ‘탈북 토크쇼’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가운데 대표적인 장수 프로다. 추석을 앞두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두 사람을 서울 청담동 ‘박술녀 한복’에서 만났다.
―올해 ‘이만갑’ 추석 특집 녹화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박은혜=출연진들이 팀을 나눠서 장기자랑을 했는데 정말 재미있게 찍었어요. 평소에 잘 나서는 편이 아닌데 그날은 저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더라고요.

▽남희석=은혜 씨는 ‘척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솔직하게 표현하죠. 이전 여성 MC들도 잘해줬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인데 은혜 씨가 정말 빨리 이만갑에 녹아들었어요.

―추석 땐 고향에 가시나요.

▽박=시댁이 부산인데 아직 비행기표 예매를 못 했어요. 내려가면 음식 준비는 어머니가 거의 다 해놓으시고, 저는 바다를 보며 전을 부쳐요. 친정아버지가 막내이셔서 명절 음식에 대한 추억이 적은 편인데 시집 와서 여러 가지 음식 하시는 것을 보면 신기해요.

▽남=충남 보령이 고향이라 운전해서 내려갑니다. 2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여서 평소에도 자주 가요. 저도 추석 음식에 대한 남다른 기억이 있는데…. 어릴 때 부모님이 중국집을 하셔서 우리 집 명절 음식은 탕수육이었어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올해는 짬뽕을 해볼까 해요.

―탈북 미녀들은 추석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나요.

▽남=북한에선 추석이 중요한 명절이 아니래요. 김일성 김정일 부자 생일이 최고 명절이니까요. 설과 추석 중 그나마 추석이 가을걷이가 있어 배급 외에 명절음식을 해먹을 수 있었다고 해요. 이것도 그나마 고난의 행군 전 얘깁니다.

▽박=추석에 대한 기억이 우리랑 좀 다르더라고요. 딱히 추석 음식을 해먹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으니 친척들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공산주의 국가니까 제사도 못 지낸대요. 추석이 추석답지 않은 거죠.

―출연진들과 있는 모습을 보면 가족 같아요.


▽남=진짜 가족처럼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해요. “남희석 오빠는 누구누구만 편애한다”는 불평도 스스럼없이 하죠. 명절 때면 그래서 마음이 쓰여요. 이런 친구들이 명절에 제일 외롭잖아요. 다들 고향에 내려가니 혼자 있어야 하고, 가족들 생사조차 모르니…. 예전에 이순실 누님이 스튜디오에서 고향을 향해 “살아는 계시느냐”며 큰절을 하는데 다들 눈물바다가 됐던 생각이 납니다.

▽박=녹화 중간에 쉬는 시간에도 계속 수다를 떨곤 하는데 출연진들을 보면 정말 밝아요. 잘 웃고 얘기도 많이 하죠. 그런데 방송에서 예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 다들 상처도 많고 아픈 기억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티 내지 않고 밝고 힘차게 사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석을 맞아 이만갑 MC로서 하고 싶은 말은….


▽남=요즘은 제사도 간소하게 하는 집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추석이 뭔지 가르치기가 쉽지 않아요. 첫째 딸 보령이만 해도 할아버지 댁에 가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도 “이번 추석에는 해외로 놀러가자”고 하더라고요.

▽박=맞아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지만 앞으로 추석이 뭐냐, 왜 (지방에) 가야 하냐고 물을 때 뭐라고 할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향이나 가족의 의미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아요.

▽남=그런데 탈북자들에게는 여전히 고향, 가족, 이런 것들이 절절하고 가슴 아픈 무엇이거든요. 이만갑을 하면서 가장 큰 변화가 부모님께 더 자주 연락드리려고 한다는 거예요. 탈북자들을 보며 가족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시청자들도 아이들과 함께 이만갑을 보면서 우리가 잊고 지내던 가족의 소중함, 고향의 의미를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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