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 일석이조의 수 36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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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현 4단 ● 박영훈 9단
16강전 2보(20∼45)

20은 침착한 수. 전성기 시절 이창호 9단이 좋아해 한동안 유행했던 수다. 21과 22는 맞보기의 자리.

흑이 27로 두 칸 벌리며 압박하자 백은 28로 중앙으로 나간다. 흑에게 이곳을 막히면 답답하기 때문이다. ‘중앙으로 뛰어 악수 없다’는 바둑 격언 그대로다. 29로 붙이자 30으로 슬쩍 비켜서 받는 나현 4단. 참고 1도처럼 백 1로 젖히면 흑 2로 끊을 것이다. 흑 12까지 백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약간의 실리를 내주고 크게 세력을 쌓은 흑이 유리해 보인다. 그래서 나현은 이 그림 대신 30으로 비켜선 것.

36은 좋은 감각. 좌변 흑을 삭감하면서 상변 백 진영의 폭을 넓히는 일석이조의 수.

39는 백이 나와 끊는 맛도 없애면서 백을 공격하는 수. 백은 40부터 44까지 두텁게 받아준다. 나현의 기풍은 느린 듯하면서 두터운 느낌. 이창호를 닮았다.

45는 확실한 수. 참고 2도처럼 흑 1로 한 칸 뻗을 수도 있다. 백 2로 뛰어들어오면 흑 3을 선수하고 흑 5로 두어 잡으러 간다. 하지만 백 ‘가’ 등으로 두었을 때 확실히 백을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맛이 남아 있다. 박영훈 9단은 이런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45를 선택한 이유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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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나현#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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