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LA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 트로트 가수 설운도(가운데)와 걸그룹 ‘걸스데이’. KBS 제공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2PM’ ‘샤이니’ ‘씨스타’와 가수 설운도 박정현 백지영 김태우 등이 세샘트리오의 ‘나성에 가면’을 부르며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미국 LA 메모리얼 콜리세움 경기장은 4만 명 관객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일부 관객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환호했다.
12일 오후(현지 시간) 열린 ‘LA 코리아 페스티벌’의 키워드는 다채로움이었다. 최고령 출연자인 방송인 송해가 89세, 최연소 출연자인 ‘국악소녀’ 송소희가 17세였다. 댄스와 발라드, 트로트,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속에 세대와 인종이 어우러졌다. 벽안의 K팝 팬은 설운도의 트로트에 박자를 맞춰 환호했고, 중년 여성들은 아이돌의 무대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3대가 함께 온 가족관객도 눈에 띄었다.
이 행사는 황수경 KBS 아나운서와 2PM 택연, 씨엔블루 정용화의 진행으로 4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인 미주 이주 11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KBS가 주최하고 LA한인회 등이 후원했다. 이날 ‘타향살이’ 등을 부른 송해는 “111년은 강산이 열 번 변하고, 또 변한 시간이다. 조국을 잊지 않은 이들에게 감사한다. 설렘 때문인지 미국에 오는 11시간의 비행조차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북·남미의 K팝 팬들에게도 선물 같은 행사였다. 이른 새벽 두 시간 이상 차를 타고 공연장에 도착했다는 마리아 페이스 씨(24)는 “이번 콘서트는 표가 일찍 매진돼 암표를 구해야 할 정도로 K팝 팬들에게 큰 이벤트다. 다음에 태어나면 한국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전 출연자가 ‘아리랑’을 부르며 장식했다. 재미교포 출신인 가수 박정현은 “10여 년 전만 해도 한인 페스티벌은 작은 공원에서 열렸는데 이렇게 큰 무대는 처음”이라며 “한국 문화를 보는 달라진 시선을 느낀다”고 했다. 공연 실황은 5월 2일 오후 11시 10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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