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시(crush)’는 그 소리부터 강한 느낌을 주는 단어다. ‘으스러뜨리다’나 ‘밀어 넣다’는 뜻 역시 강렬하다. 열정적인 사랑과 관련해 이 단어를 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눈에 반한 이성에게 홀딱 빠졌다는 표현을 할 때 크러시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팝 음악계에는 ‘크러시’가 들어간 제목의 사랑 노래가 많다.
가방 이름이 크러시라면 어떤 느낌일까. 영국 브랜드 버버리가 지난해 가을겨울 신제품으로 선보인 가방의 이름이 바로 크러시다. 가방의 윗부분을 동여맬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소녀시대 유리와 티파니가 크러시 가방을 메고 공항에 나타났고 김희애, 전도연, 하지원 등 여배우들이 공식석상에 이 가방을 들고 나오는 등 ‘스타의 가방’으로도 알려져 있다.
버버리의 총괄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크러시 가방에 2가지의 매력이 담겨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어깨 끈을 붙였다 뗐다 할 수 있으며, 특히 어깨 끈을 뗐을 때는 가방을 자연스럽게 움켜잡는(crush) 형태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러치 형태로 가방을 손에 쥐는 행동을 통해 ‘크러시’란 단어를 연상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연인에게 사랑을 표현하듯 ‘곁에 두고 다니고 싶은 친구’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다.
이 가방이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실용성에 있다. 베일리의 얘기대로 어깨 끈을 떼면 클러치로, 끈을 붙이면 크로스 가방 형태로 연출이 가능하다. 가방 주인의 취향에 따라 형태를 달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하트 모양이 촘촘히 새겨진 스타일부터 버버리를 상징하는 체크 무늬를 넣은 것까지 디자인이 다양한 것도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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