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 작가 “완벽 좇다 슬럼프… 4년만에 잔 채웠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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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만화 ‘오늘의 커피’ 완간 기선 작가

국내 첫 커피 전문 만화 ‘오늘의 커피’를 4년 만에 완간한 기선 작가가 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다. 애니북스 제공
국내 첫 커피 전문 만화 ‘오늘의 커피’를 4년 만에 완간한 기선 작가가 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다. 애니북스 제공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그 순간 가진 짐을 다 내려놓은 듯 안도감과 휴식을 만끽할 수 있어요. 커피는 우리를 편안하게 포용해 줍니다.”

기선 작가(본명 권기선)의 커피 전문만화 ‘오늘의 커피’(애니북스·전 3권·사진)가 2009년 1, 2권이 나온 지 4년 만에 완간됐다. ‘오늘의 커피’는 재벌 2세 바리스타 나기태와 절대 미각을 지닌 오난지가 만나 최고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다뤘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드립커피나 더치커피의 세계까지 다루며 커피 마니아들에겐 필독서로 꼽혔다. 최근 완간되면서 아시아 최대 커피 산지인 인도네시아와의 판권계약도 앞두고 있다.

1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기선 작가는 “전문적인 커피 지식과 만화적 재미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공을 들였더니 긴 슬럼프가 찾아와 완간이 늦었다. 기다려준 독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오늘의 커피’는 애니북스 이정헌 편집자가 국내 첫 커피 전문만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기획한 만화. 2001년 데뷔해 ‘플리즈 플리즈 미!’로 2009년 대한민국 만화 우수상을 수상한 기선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작가는 1년간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역사 깊은 카페나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돌며 커피를 배웠다. 이를 토대로 만화엔 다양한 원두와 커피 정보부터 카페 창업 노하우까지 백과사전에 가까운 정보가 충실히 담겨 있다.

“스토리를 짤 때마다 전문적인 지식을 녹여내느라 힘이 많이 들었어요. 만화의 질에 매달리다 보니 슬럼프가 왔고 2년간은 아무 만화도 그리지 못했어요.”

작가의 슬럼프가 길어지자 편집자도 애가 탔다. 이 편집자는 2011년 한 잡지에 ‘집 나간 며느리 같은 만화가가 제3권을 그리러 돌아와 주길 바란다’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작가는 “어딜 가나 ‘오늘의 커피’ 소식을 묻는 팬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마음을 비우고 나니 스토리를 쓸 수 있었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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