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하이네켄 드래프트 마스터가 말하는 여름철 생맥주 기분좋게 즐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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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는 얼음물에 살짝 담근 잔에 마셔야 제맛
피처 시켜놓으면 김빠져… 첨잔은 맛 죽이는 것

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하이네켄코리아 사무실에 마련된 바에서 하이네켄의 드래프트 마스터 홍민기 씨가 생맥주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몇 가지 노력만 기울이면 최상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고 말한 홍 씨의 좌우명은 ‘맛있는 맥주만 마시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이다. 하이네켄코리아 제공
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하이네켄코리아 사무실에 마련된 바에서 하이네켄의 드래프트 마스터 홍민기 씨가 생맥주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몇 가지 노력만 기울이면 최상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고 말한 홍 씨의 좌우명은 ‘맛있는 맥주만 마시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이다. 하이네켄코리아 제공
적당한 양의 거품, 바닥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충분한 탄산, 무더위를 단번에 날려 줄 시원함….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맥주의 기준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특정 분위기에서 마셨던 한 잔의 맥주가 최고로 기억되고, 다른 누군가에겐 특정 브랜드의 맥주가 최고로 꼽힌다. 혹은 그날의 기분에 맥주의 맛이 좌우되기도 한다.

네덜란드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의 드래프트 마스터인 홍민기 씨는 “생맥주의 맛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고 말한다. 하이네켄은 품질이 좋은 생맥주의 제작과 교육을 담당하는 드래프트 마스터를 24개국에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홍 씨가 유일하다. 그는 맞춤형 생맥주 품질관리 프로그램인 ‘하이네켄 스타서브’를 통해 맛있는 생맥주를 표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 씨에 따르면 맛있는 맥주는 몇 가지 노력만 기울이면 누구든 만들 수 있다.

맥주잔이 깨끗해야 맥주가 맛있다?

그렇다. 홍 씨는 맥주를 마실 때 가장 중요한 게 맥주잔이라고 말한다. 맥주잔이 얼마나 깨끗한지에 따라 맥주의 맛이 결정된다는 것. 특히 바와 같은 외부 환경에서 맥주를 마실 때는 잔이 깨끗하게 세척됐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홍 씨에 따르면 맥주잔 표면에 보이는 맥주 거품의 입자가 균질하지 않으면 맥주잔에 먼지나 각종 손때가 묻어 있을 개연성이 높다. 맥주의 거품을 보면 맥주잔의 더러운 정도를 알 수 있다.

맥주잔을 깨끗이 세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뜨거운 물에 약간의 베이킹소다를 풀고 잔을 세척한 후 흐르는 물에 헹구면 된다. 이때 젖병을 닦는 스펀지로 헹구면 더욱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다. 베이킹소다 대신 볼(bowl)에다 맥주 두 잔을 풀어 잔을 세척해도 된다. 잔을 헹군 후 천으로 닦을 필요 없이 그냥 거꾸로 세워 말려 두면 된다. 약간의 물이 남아 있다고 해서 맥주 맛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맥주의 80∼90%도 물이다.

맥주잔의 온도가 맛을 결정한다?

그렇다. 맥주잔의 온도도 맥주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호프집에 가면 얼린 맥주잔에 맥주를 담아주는 곳이 많다. 이럴 때도 너무 차가우면 맥주의 맛이 떨어진다. 어느 정도 차가움을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잔이 꽁꽁 얼 정도로 차가우면 맥주 내에 탄산이 잘 생기지 않는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얼음물에다 맥주잔을 담그는 것. 맥주는 2∼3도 사이에서 추출되는데 이 정도로 잔의 온도를 맞춰주는 게 가장 좋다.

맥주 거품부터 마셔야 한다?

아니다. 거품은 병뚜껑과 같다. 탄산이 밖으로 나가는 걸 최대한 막아 생맥주의 청량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거품은 적정량을 유지하면서 먹는 게 중요하다. 카푸치노를 마시듯이 거품을 윗입술에 살짝 얹은 상태에서 거품 속 맥주를 쪽 빨아 먹으면 된다. 이 과정에서 거품은 되도록 먹지 말 것. 숙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생맥주를 따른 후에도 거품을 적정량으로 관리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구두주걱처럼 생긴 막대 스키머를 물에 묻힌 후 맥주 컵 표면의 거품을 걷어내면 맥주의 원료인 호프의 쓴맛을 제거하고, 거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산의 배출을 막을 수 있다.

첨잔을 해도 맥주 맛은 변함없다?

아니다. 홍 씨는 “첨잔을 하는 것은 맥주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맥주는 잔에 따르는 순간부터 산화 작용이 진행되는데 충분히 산화된 맥주에 새로운 맥주를 섞는 것은 맥주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산화 작용을 거친 맥주는 탄산이 공기 중으로 배출돼 맛이 밍밍하고 어두운 색깔로 변한다. 탄산 없는 ‘김빠진 맥주’를 마시는 것은 소화도 안 되고 배부름만 더한다. 호프집에서 ‘피처’로 맥주를 마시는 것도 김빠진 맥주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한 번 따라 놓은 맥주는 맥주의 탄산이 유지되는 시간인 5∼8분 내에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최대한 작은 잔에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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