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는 잘 있냐고?… 하하, 나도 잘 모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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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약사여래 학술대회’ 여는 대구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

대구 동화사에는 금괴 미스터리와 경사, 주지 성문 스님의 서의현 전 총무원장 사면 주장 등으로 세간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문 스님은“동화사는 대표적인 약사여래 성지”라며 “치유와 통합의 상징인 약사여래에 관한 학술대회를 통해 그 의미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성문 스님은 1998년 종단 사태로 멸빈됐다 사면되기도 했다. 동화사 제공
대구 동화사에는 금괴 미스터리와 경사, 주지 성문 스님의 서의현 전 총무원장 사면 주장 등으로 세간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문 스님은“동화사는 대표적인 약사여래 성지”라며 “치유와 통합의 상징인 약사여래에 관한 학술대회를 통해 그 의미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성문 스님은 1998년 종단 사태로 멸빈됐다 사면되기도 했다. 동화사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제9본사인 대구 동화사는 최근 몇 년간 종단 안팎의 이슈 메이커가 됐다.

2012년 한 탈북자가 “동화사 대웅전에 금괴 40kg이 묻혀 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동화사는 때 아닌 ‘금괴 소동’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원(講院) 율원(律院) 선원(禪院)을 갖춘 총림(叢林)으로 지정됐고 최근 조실이던 종정 진제 스님을 방장으로 추대하는 경사를 맞았다.

주지 성문 스님은 동화사 주지 출신인 서의현 전 총무원장(77)의 사면을 주장해 파란이 일기도 했다. 멸빈(滅빈·영원히 승단에서 추방) 당한 서 전 총무원장의 사면은 종단의 ‘금기’였다.

1992년 조성된 높이 30m 규모의 동화사 통일약사여래석조대불. 동화사 제공
1992년 조성된 높이 30m 규모의 동화사 통일약사여래석조대불. 동화사 제공
21일 동화사가 주최하는 약사여래(藥師如來)에 관한 학술대회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성문 스님의 얘기를 들었다.

―동화사 금괴는 잘 있나.

“하하, 잘 모르겠다.”

―정말 대웅전 지하에 있는 건가.

“글쎄? 한동안 어디 가나 금괴 얘기를 묻는 통에 피곤했다. 금괴가 있다고 주장한 분이 (금괴가) 사라질 수 있다며 절 뒤에 한동안 텐트를 치고 살았다. 그래서 스님들이 조를 짜서 그분과 함께 경비를 서기도 했다.”

―발굴은 안 하나.

“그분이 금괴를 찾으면 절에 일부를 시주하겠다고 했지만 그런 합의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 대웅전의 안전 문제도 있고, 발굴 뒤 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

―금 얘기라 기분 나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총림 지정과 방장 스님 추대, 동화사에 좋은 일이 많다.

“신도 수가 많은 경북에 총림이 하나도 없었다. 동화사 규모로 보면 총림 지정이 늦은 감도 있다. 방장 스님을 모셔 앞으로 절집의 체계가 제대로 갖춰질 것으로 생각한다.”

―약사여래 신앙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약사여래는 치유와 통합의 상징으로 중생의 병을 고쳐준다고 여겨지는 부처님이다. 대표적 약사여래불이 바로 동화사 통일약사여래대불과 팔공산 갓바위다.”

―굳이 학술대회까지…?

“2011년 종정 스님을 모시고 미국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그곳 학자들과 얘기하다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약사여래 신앙은 동아시아 불교전통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연구 성과가 없다.”

29, 30일 동화사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는 버나드 포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 학자 17명이 참석한다. 성문 스님은 “포 교수가 ‘금괴 잘 있느냐’고 묻더라. 동화사 금괴에 대한 관심이 국제적인 수준이다”며 웃었다.

―의현 전 총무원장을 이제는 용서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났고 잘잘못을 떠나 징계 과정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법규위원회 차원이 아니라 종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0년간 참회했고 나이도 많이 드셨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주지 성문 스님#약사여래석조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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