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이 일정하고 이동이 자유로우며 설치가 편한 컨테이너는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로 변신이 가능하다. 디자인·건축 전문웹진 ‘디자인붐’의 ‘2012 컨테이너 빌딩 10’에
선정된 미국 뉴욕 ‘스낵박스’, 일본의 이동식 ‘주사위 사무실’, 프랑스 전원 지역의 ‘컨테이너 집 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커피를 살 수 있는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drive-thru) 매장, 중국 산시 성의 고급 호텔(위에서부터 차례로). 디자인붐 제공
항구나 공장 야적장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엔 눈길이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원래의 용도에서 벗어나 도심에 건축물로 자리 잡은 컨테이너는 낯설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브제가 된다. 컨테이너는 값이 싸고 구하기가 쉬우며 이동이 자유롭고 설치하기가 편해 실험적인 건축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즐겨 사용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가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적인 디자인·건축 전문 웹진 ‘디자인붐’은 ‘2012 컨테이너 빌딩 10선’을 최근 발표했다. 컨테이너 1개를 이용한 길거리 스낵바에서 78개를 이리저리 쌓아 규모 있게 조성한 농장까지 크기와 용도가 다양하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엔 컨테이너 박스 하나를 이용한 이동식 ‘스낵 박스’가 명물로 들어섰다. 전기 배터리와 발전기, 급수 탱크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이동식 피자집 브랜드인 ‘델 포폴로’는 차량용 컨테이너에 이탈리아 전통 화덕을 설치해 옮겨 다니며 즉석에서 피자를 구워낸다. 길이가 긴 컨테이너 박스 2개를 가로 세로로 차도 위에 쌓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할 수 있는 스타벅스 매장도 있다.
일본 다이켄엠이티가 설계한 ‘주사위 사무실’은 1, 2층에 컨테이너 3개, 3층엔 2개를 쌓아 만들었다. 사무실의 용도가 달라지면 컨테이너를 이리저리 옮겨 쌓으며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컨테이너 집도 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겪은 미야기(宮城) 현에는 컨테이너를 활용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방 여럿과 공동 거실을 갖춘 임시 숙소가 있다. 프랑스 전원에 들어선 ‘컨테이너 집 릴’은 컨테이너 8개를 2층으로 쌓은 것이다. 컨테이너 앞쪽이 꽉 차도록 문 달린 창을 내 전원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중국 산시(陝西) 성의 선박 컨테이너를 활용한 고급 호텔, 상하이(上海) 컨테이너 농장,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선박용 컨테이너를 쌓아 조성한 임시 도시가 올해의 컨테이너 빌딩 10선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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