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6기 국수전… 세력 대 실리

  • 동아일보

○ 강병권 2단 ● 원성진 9단
본선 8강전 2보(22∼44)

백이 22 날일자로 눌러간 것은 세력작전을 염두에 둔 수. 하변의 흑 2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작전이라고나 할까. 흑도 23, 25로 나와 끊는 것은 기세다.

이 모양에서 보통으로 두어지는 26이 완착. 참고 1도처럼 백 1로 내려서 막고 백 3, 5로 두어 싸울 곳이었다. 하변 흑도 미생이라 백이 충분히 해볼 만한 전투다.

흑이 27로 단수하고 29로 백 한 점을 잡은 데 이어 31로 끊어가자 백의 응수가 궁해졌다. 일단 백은 32로 흑 1점을 잡고 33으로 굴복시킨 뒤 34로 우상귀에 걸쳐갔다. 이 수 대신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는 것은 흑 2로 뻗는 자세가 너무 힘차고 좋다. 흑 6까지 한 칸 뛰고 보면 백이 불리한 싸움이다. 양쪽이 곤마이기 때문이다.

강병권 2단은 34를 선수하고 36부터 44까지 시원하게 우변을 내주고 중앙을 틀어막는다. 검토실에서 바둑을 검토하던 프로 기사들은 흑의 실리가 너무 크다는 반응이 많았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40집이 넘는다. 집을 먼저 내주고 대담한 중앙작전을 펼친 새내기의 패기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마치 바둑판에 흰 눈이 내린 듯하다.

원성진 9단의 다음 수는 어디일까. 32=22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바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