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에 오래된 詩를 보다… ‘설치미술가 최재은展’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베를린 밤하늘을 기록한 최재은 씨의 작품. 국제갤러리 제공
베를린 밤하늘을 기록한 최재은 씨의 작품. 국제갤러리 제공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 것이 언제쯤일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 최재은 씨(59)의 ‘오래된 詩’전을 들러 볼 만하다. 황혼부터 새벽까지 베를린의 밤하늘을 실시간으로 촬영한 8시간짜리 영상 작품과 만나는 전시다. 그 속에서 움직임이 없는 듯 고요하게 움직이는 ‘정중동’의 이미지가 유장한 별의 시간과 유한한 삶의 시간을 대비하면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설치미술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 전시에서 존재와 소멸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개념미술 작업을 선보였다. 1970년대 중반 일본으로 건너가 활동해온 그가 2년 전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긴 것도 큰 변화다. “나이가 드니까 쓸데없는 것, 익숙한 것을 떨쳐버리고 더 절실하게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말도 안 통하고 일조량도 적은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는 길고 무정했다. 그는 아파트 옥상에 카메라를 설치해 일기처럼 날마다 하늘의 표정을 찍고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기록하면서 시간을 꼼꼼하게 성찰했다.

오래된 세월을 머금은 빛바랜 종이에 담긴 문자드로잉도 눈길을 끈다. ‘새털 같은 실로 연결된 만물’ ‘이슬방울을 보고 강물을 생각하는 시인’ 등 짧은 시구가 그 안에 담겼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2관. 02-735-8449
#미술#최재은#전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