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기간은 찜해둔 공연 싸게 즐길 ‘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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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뮤지컬 20∼40% 할인

런던 올림픽 개막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주요 경기 일정도 살피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성적도 예의주시한다. 공연 기획사, 제작사의 마케팅 담당자들이다.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는 공연계 사람들에겐 달갑지 않다. 잠재 관객을 TV 브라운관 앞에 빼앗기고 공연 홍보나 광고조차 쏟아지는 스포츠 소식에 묻혀 노출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포츠에 관심 없는 공연 마니아들에겐 이런 시기가 오히려 호재다. 관객을 끌기 위한 티켓 할인 이벤트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올림픽 기간(26일∼8월 12일)의 공연 관람을 16∼26일에 예매할 경우 ‘올림픽 응원 할인’ 행사로 20%를 깎아준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올림픽 기간 공연 예매자가 공연장에 태극기를 가져오는 조건으로 30% 할인해준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8월 12일 공연까지 ‘올림픽 승리 기원 파격 할인’으로 40%를 깎아준다. 논버벌 퍼포먼스 ‘난타’는 8월 5일 공연까지 25%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연극 ‘댄스 레슨’은 공연마다 3개 좌석을 금, 은, 동메달 좌석으로 추첨해 배드민턴 라켓, 수영복 등 스포츠 용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김종욱…’과 ‘댄스 레슨’ 제작사인 CJ E&M 마케팅팀의 민지혜 씨는 “올림픽은 공연계 비수기다. 하지만 꼭 나쁘지만은 않다. 할인 이벤트로 신규 관객을 계속 끌어들여야 하는 장기 공연의 경우 올림픽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서도 나타나듯 스포츠 행사가 공연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손상원 이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한일 월드컵 때는 대학로가 텅 빈 것 같았다. 공연을 아예 내리는 공연장도 많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그때부터 월드컵, 올림픽을 할 때마다 공연 기획자, 제작자들이 긴장하고 대책을 고심했는데 우려했던 만큼의 악영향은 사실 없었다. 공연 관객의 저변이 점점 넓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는 총선, 런던 올림픽, 대선 등 공연계가 악재로 꼽아온 이벤트가 줄지어 있음에도 공연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상반기 국내 최대 공연 예매업체 인터파크의 뮤지컬 티켓 매출은 77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7억 원보다 24%나 증가한 수치다. 올여름 공연되는 대형 뮤지컬 수도 10편을 넘겨 예년의 두세 배에 이른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이주희 홍보팀장은 “뮤지컬 관객의 연령층은 4, 5년 전만 해도 20대가 많았지만 점점 30, 40대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의 소득 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문화상품에 대한 소비가 ‘외풍’을 덜 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김지민 인턴기자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뮤지컬#공연#공연 비수기#공연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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