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옷’ 갈아입는 숭례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기와 잇기 - 단청작업 착수… 조선 전기 방식 화려함 줄어
안료 일본산 사용 아쉬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복원 현장에서는 기와 잇기 작업이 한창이다. 숭례문은 기와 잇기를 8월 초순에, 단청 공사를 10월 초순에 끝낸 뒤 마무리 작업을 거쳐 12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2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복원 현장에서는 기와 잇기 작업이 한창이다. 숭례문은 기와 잇기를 8월 초순에, 단청 공사를 10월 초순에 끝낸 뒤 마무리 작업을 거쳐 12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붉은색이 많이 쓰인 불타기 전의 숭례문 단청(위)과 녹·청색 위주여서 예전보다 화려한 느낌이 덜한 새 단청. 문화재청 제공
붉은색이 많이 쓰인 불타기 전의 숭례문 단청(위)과 녹·청색 위주여서 예전보다 화려한 느낌이 덜한 새 단청. 문화재청 제공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복원 중인 국보 1호 숭례문의 목공사가 끝나고 기와 잇기와 단청 공사가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12일 오전 숭례문 복원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기와 잇기는 11일 시작해 8월 초순에, 단청 공사는 18일 시작해 10월 초순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날 설명회에서 기와 잇기 시범을 보이고 단청 공사에 쓰이는 안료와 아교를 소개했다. 숭례문 지붕에는 이근복 번와장이 주도해 전통기법으로 제작한 기와 2만2000여 장을 얹게 된다. 이 번와장은 “숭례문이 지진으로 흔들리는 일이 있더라도 기와는 흘러내리지 않도록 전통 쇠못과 구리줄로 기와를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덕 숭례문 복구단장은 기와 잇기 전의 지붕 공사에 대해 “석회를 섞어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강회다짐층은 만들지 않고, 조금 더 두껍게 보토(補土)하는 전통방식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단청은 1963년 중수공사 당시의 조선 전기 문양을 기본으로 조선 전기의 색조를 살려 칠할 예정이다. 1988년 마지막 보수할 때는 조선 전기 문양에 조선 중후기 색조였다. 색조를 바꿈에 따라 이전에 비해 단청은 덜 화려할 것으로 보인다.

단청에 필요한 안료 가운데 석간주(石間주·산화철을 많이 함유해 빛이 붉은 흙)와 호분(胡粉·고운 조갯가루) 및 먹은 국산이고, 녹색과 청색 안료 등은 일본산이다. 안료를 나무에 고착하는 아교는 모두 일본산이다. 문화재청은 조선시대에도 안료를 중국이나 일본에서 수입해서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전통 아교 제작법을 복원해 사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 단장은 “복원된 전통 아교의 접착력이 좋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며 “전통 아교 제작 기법은 중장기적으로 연구할 과제”라고 해명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숭례문#기와#단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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