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편집자가 고기굽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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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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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서비스 강화해 불황 탈출”
인터넷 카페서 독자들과 수다도

편집자가 좋은 책만 만들면 되는 시대는 갔다. 출판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독자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편집자가 홍보와 독자 관리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자음과모음은 지난달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팟캐스트 ‘북끄북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한 작가를 매회 초대해 담당 편집자를 비롯한 진행자 4명이 출간 과정을 놓고 ‘수다’를 나눈다. 독자는 사인회나 낭독회를 가지 않아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작품 후일담을 들을 수 있다. 소설가 이재익 씨의 ‘41’, 강병융 씨의 ‘Y씨의 거세에 관한 잡스러운 기록지’, 김선영 씨의 ‘시간을 파는 상점’ 등 지금까지 3회분이 방송됐다. 편집자들은 2주에 한 번꼴로 1시간 분량의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편집자가 책 판매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자음과모음 편집자들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본사 1층 상설판매대에서 매주 1회 3시간씩 판매원으로 일한다. ‘독자 반응을 현장에서 느끼자’는 취지다.

문학동네는 9일 경기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본사에서 독자 52명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자사 인터넷 카페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우수 회원들을 위한 ‘VIP 행사’였다. 강태형 사장을 비롯해 편집부, 마케팅, 관리부 등 직원 40여 명이 휴일을 반납하고 독자를 맞았다. 삼겹살과 목살, 한우 등심을 비롯한 고기 26.5kg과 주류 구입비, 바비큐 그릴 임차료 등으로 250만 원을 넘게 썼다.

사인회와 낭독회 정도에 그쳤던 독자 행사가 한층 다양해지면서 이처럼 편집자의 ‘가욋일’도 늘었다. 작가라는 ‘왕’만 모시면 됐던 편집자들이 이제는 독자라는 ‘왕’도 직접 챙겨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출판#편집자#독자 행사#출판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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