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남자 둘, 클래식 & 재즈로 二色 유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클래식 피아니스트 타로 - 재즈 피아니스트 트로티농, 내달 한국서 듀오콘서트

알렉상드르 타로
알렉상드르 타로
클래식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44)는 재즈 리듬에 관심이 많았지만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재즈 피아니스트 바티스트 트로티농(38)은 10대 때부터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마르타 아르헤리치, 라두 루푸 같은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소리에 매료됐다.

프랑스인인 두 사람은 서로를 알고 있었지만 함께 공연한다는 생각은 좀처럼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프랑스의 클래식 음악축제인 레포(l'Epau)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섰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6월, 한국에서 두 번째 듀오 무대를 꾸린다. 두 사람을 각각 e메일로 만났다.

○ 만남

트로티농=타로와 듀오 무대를 처음 제안한 곳은 ‘유로파 재즈 페스티벌’이었다. 레포 페스티벌과 비슷한 기간에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형제 같은 축제다. 일정 등의 이유로 레포에서 공연했는데 클래식과 재즈의 결합이자 두 페스티벌의 결합이었다.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타로=트로티농과는 그 전에 함께 연주하진 못했지만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였다. 그는 재즈 연주 실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좋은 피아노 소리를 갖고 있다. 그와의 공연을 요청받고는 무척 흥분했다. 이런 연주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또 그가 미국의 클래식 피아니스트인 니콜라스 안겔리치와 함께 연주하고, 안겔리치를 위한 협주곡을 작곡하는 것을 보고 클래식에 관심이 많은 연주자라 생각하고 있던 터여서 더욱 흥미로웠다.

바티스트 트로티농
바티스트 트로티농
트=타로의 음반을 들을 때마다 섬세한 감수성과 음악에 대한 접근 방식에 감탄했다. 그는 프랑스 피아니즘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하면서, 음악이 어떤 소리를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연주자다.

○ 차이

타=트로티농은 농담으로 ‘재즈 뮤지션은 악보에 너무 많은 것이 적혀 있는 걸 두려워하고 클래식 연주자는 악보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걸 두려워한다’고 그런다. 수긍이 가는 말이다. 클래식에선 리듬이 그다지 강조되지 않지만, 학창시절 발레 음악을 배우면서 리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트=클래식과 재즈의 가장 큰 차이는 리듬에 대한 개념에 있다. 클래식과 재즈의 호흡을 맞추는 것은 무척 도전적이었다. 내게 매우 힘든 일이 타로에겐 쉬운 일이었고, 반대로 나에겐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 타로에겐 불가능에 가까웠다.

타=대화를 통해 상대의 음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점차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 재회

두 사람은 한국 무대에서 버르토크의 ‘미크로코스모스’, 트로티농이 편곡한 라모의 ‘새로운 클라브생 모음곡집’ 중 ‘가보트와 두블’, 트로티농의 자작곡을 듀오로 연주한다. 솔로곡으로는 타로가 영화 ‘옌틀’의 모음곡을, 트로티농이 클래식 작품을 주제로 재즈의 즉흥연주를 들려준다.

트=버르토크는 지루하지 않고 독창적이며, 민요와 전통음악을 적절히 사용한다. 그의 음악은 대중성과 세련미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타=버르토크는 트로티농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다. 라모의 작품과 트로티농 자작곡은 원래 솔로 연주를 위한 곡인데 이번 공연을 위해 트로티농이 새로 편곡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 클래식 공연에서 접하기 어려운 리듬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 i :: 6월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5만 5000∼7만7000원. 16일 오후 7시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3만∼6만원. 17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는 트로티농 솔로 콘서트가열린다. 5만∼6만 원. 02-941-115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음악#공연#클래식#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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