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연수 “등단 100주년 되는 2093년까지 20년마다 산문집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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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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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소설가의 일’, 40주년 ‘소설가의 이’, 60주년 ‘소설가의 삶’
80주년 ‘소설가의 死’, 100주년 ‘소설가의 오!’

소설가 김연수(42·사진)가 ‘장대한’ 집필 계획을 발표했다. 등단 100주년이 되는 2093년까지 20년마다 산문집을 내겠다는 것이다. 20년에 한 권씩, 100년이면 모두 다섯 권이 된다.

먼저 작가가 등단 20주년을 맞는 내년에 출간할 첫(1) 번째 산문집의 제목은 ‘소설가의 일’이다. 그는 최근 문학동네 인터넷 카페에 ‘소설가의 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연재에 앞서 올린 글에는 이렇게 썼다. “취재를 위해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마감 때 30분씩 끊어서 잠을 자는 것도, 마감이 끝난 뒤 한가함을 맛보기 위해 아무도 없는 오후의 탁구장에서 탁구를 치는 것도 모두 소설가의 일이다. 소설가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한다. 그런 일을 쓰면 되겠다.”

이 글에 따르면 김연수의 두(2) 번째 산문집은 등단 40주년인 2033년에 나오는데 제목은 ‘소설가의 이’. ‘소설가의 구강구조’에 관한 얘기로, 일단 문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놔주지 말아야 한다는 소설가 정신을 다룬다.

등단 60주년이 되는 2053년에는 일생을 돌아보며 세(3) 번째 산문집인 ‘소설가의 삶’을 펴내고, 등단 80주년인 2073년에는 네(4) 번째 산문집 ‘소설가의 死’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내 나이는 104세지만, 과연 두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을까 없을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마 내 머리통과 무선으로 연결된 프린터가 내 생각을 그대로 프린트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2093년, 등단 100주년을 맞는 124세에 다섯(5) 번째 산문집 ‘소설가의 오(Oh!)’를 펴낼 계획이다. 이 책은 경탄의 감탄사인 ‘오!’로 가득 찰 것이라는 게 작가의 예상이다. “‘오!(삶은 좋은 것이야!) 오!(이제 이가 다 빠져서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하지만!) 오!(살아 있기를 잘했다네!)’ 보기에는 오!밖에 없겠지만, 그 속뜻은 이런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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