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큰곰상에 ‘시저 머스트 다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9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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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최우수 작품상(금곰상)에 이탈리아 거장 타비아니 형제가 만든 다큐멘터리인 '시저 머스트 다이'(Caesar Must Die)가 선정됐다.

마이크 리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셰익스피어의 비극 '줄리어스 시저'를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담은 이 흑백 다큐멘터리를 금곰상에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시저 머스트 다이'는 재소자들이 우정, 배신, 권력 등을 이야기하는 셰익스피어 희곡에 푹 빠졌다가 연극이 끝나고 나서 교도소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수상이 발표되자 80대 노장인 타비아니 형제는 먼저 영화에 출연한 로마 레비바 교도소의 재소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비토리오 타비아니(83) 감독은 "영화를 본 누군가가 집에 가서 재소자일지라도 결국 인간이고, 인간으로 남는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며 "이 모든 것은 셰익스피어의 숭고한 작품 덕분"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 대상(은곰상)은 금곰상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헝가리 감독 베네덱 플리고프의 '저스트 더 윈드(Just the Wind)'가 차지했다.

플리고프 감독은 배우가 아닌 실제 집시를 캐스팅해 집시여인 마리와 그녀의 병든 아버지, 두 자녀의 힘겨운 삶을 그렸다. 이들 가족은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동네를 떠나 캐나다로의 이민을 꿈꾼다.

은곰상인 남우주연상은 '로열 어페어(Royal Affair)'에서 열연한 덴마크 배우 미켈 보에 폴스라르에게, 여우주연상은 콩고 소년병 이야기를 다룬 '워 위치(War Witch)에 출연한 14세의 레이첼 음완자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독일의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받았다. 그의 영화 '바버라(Barbara)'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서독에 사는 연인을 만나려고 동독 탈출을 원하는 젊은 여성 물리학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베를린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린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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