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백지영의 남자’ 아닌 ‘배우 정석원’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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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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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물의 비밀’ 정석원

해병대 출신 ‘짐승남’ 정석원은 ‘사물의 비밀’에서 사과를 잘 깎는 섬세한 남자를 연기했다. 그는 “사과를 처음 깎아 봤다”며 “한 달 넘게 연습했더니 이제는 제법 깎는다”고 말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ohhoony@donga.com
해병대 출신 ‘짐승남’ 정석원은 ‘사물의 비밀’에서 사과를 잘 깎는 섬세한 남자를 연기했다. 그는 “사과를 처음 깎아 봤다”며 “한 달 넘게 연습했더니 이제는 제법 깎는다”고 말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ohhoony@donga.com

“백지영 씨요? 순수하고 지적인 여자죠.”

배우 정석원(26)은 아홉 살 연상의 톱 가수 백지영의 연인으로 먼저 알려졌다.

KBS2 주말드라마 ‘오작교 형제들’과 영화 ‘사물의 비밀’(17일 개봉)에 출연하며 주연급 연기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자친구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이다.

“사귄 지 얼마 안 돼 언론에 발각되는 바람에 공개 연애가 됐죠. 연애의 좋은 점이오? 남중, 남고, 체대, 해병대를 거치다 보니 제 성격이 딱딱했어요. 말투도 군대식 ‘다나까’체였는데, 많이 부드러워졌죠. 나이차는 안 느껴져요. 코드가 잘 맞아요.”

‘백지영의 남자’란 별명이 싫진 않을까.

신인인 정석원이 백지영을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계약 연애설’이 그것이다.

“헤어진 다음에 그런 수식어가 붙었다면 난처하겠지만 지금 제가 ‘백지영의 남자’가 맞으니 상관없습니다. 앞으로 제가 더 잘해서 지영 씨를 ‘정석원의 여자’로 만들어야죠. 계약 연애설은…어휴, 저도 남자인데 치사하게 그런 짓 안 하죠!”

정석원은 17세 때 정두홍 무술감독을 만난 후 열병처럼 무술감독을 꿈꿨다. 대학에서 경호무도학을 전공하고 해병대 제대 후 액션스쿨에 들어가 스턴트맨으로 활동하다가 연기자가 됐다.

드라마 ‘닥터 챔프’ ‘마이더스’를 거쳐 액션영화 ‘짐승’에서 주인공이 됐다.

‘짐승남’만 맡던 정석원은 최근 말랑말랑한 인기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에 투입됐다. 여주인공 백자은(유이)을 좋아하는 영화사 사장 김제하로 나와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20일에는 황태희(주원)의 생모가 제하의 의붓어머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시청률 30%를 기록했다.

“작가님이 주원 씨와 유이 씨 사이에서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고민하다가 저를 골랐대요. 가족이 무척 좋아했어요. 즐겨 보던 드라마인데 제가 나온다니까요.”

그런가 하면 영화 ‘사물의 비밀’에선 40대 여교수 이혜정(장서희)에게 빠져드는 21세의 제자 이우상 역을 맡았다. 두 남녀가 품은 욕망을 복사기(목소리 이필모), 디지털카메라(목소리 심이영)가 대변하는 독특한 영화다.

“슛 들어가기 전 3개월 동안 이우상의 머리색, 말투, 의상, 걸음걸이, 성격을 만들었어요. 많이 준비한 덕분에 내면 연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힘든 건 뒤태 전라 노출이죠.”

그는 ‘에라, 모르겠다’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민망함과 싸워 이겼다고.

“첫 노출인데, 여자들 사이에서 하려니…. 뒤에 이영미 감독, 장서희 선배님이 있고, 그날따라 여자 스태프는 왜 그렇게 많이 모였는지….”

그는 ‘사물의 비밀’이 40대 여성들의 판타지를 그린 영화라고 설명했다. 낮에는 순수한 대학생인 우상은 밤에는 호스트바 종업원으로 나온다. 짙은 화장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평단의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교차상영으로 영화가 관객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같은 날 22편의 영화가 개봉해 상영관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제목은 철학적이지만 블랙코미디 요소가 많습니다. 남녀가 함께 보러 가면 묘할 걸요. 남자는 ‘내 여자가 이런 생각을?’ 할 테고, 여자는 ‘맞아, 맞아’ 하면서 키득키득 할 테고.”

정석원은 전투기 조종사의 우정을 그린 영화 ‘비상: 태양 가까이’의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톱스타 비(정지훈)와 찍은 영화다. 그사이 비와 ‘형님, 동생’ 하게 된 그는 10월 비의 입대일에도 경기 의정부까지 따라가 의리를 지켰다.

“지훈 형이 제 영화 ‘짐승’ 시사회장에 와줬는걸요. 그 작은 영화에 비가 오다니…. 지훈 형에게 껌 하나 넣어 편지 보냈어요. 군에선 그런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니까요.”

‘백지영의 남자’가 아닌, 연기 잘하는 20대 ‘군필’ 배우 정석원의 ‘비상’이 기다려진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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