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하딩,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종신 지휘자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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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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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영국인 마에스트로 대니얼 하딩(36·사진)이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MCO)의 종신 지휘자로 19일 선임됐다. 독일 베를린을 근거지로 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1997년 창단했다. 자유롭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여러 시대의 음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 고정 출연하는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하딩은 트럼펫을 전공했던 음악 신동 출신. 일찌감치 지휘자가 되고자 17세 때 학교 친구들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를 녹음해 테이프를 당시 영국 버밍엄 심포니 지휘자 사이먼 래틀(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에게 보냈다. 래틀은 그를 직접 불러 “이 테이프에 실린 연주가 지난주 내가 베를린에서 연주했던 것보다 훨씬 정확하구나!”라고 외쳤다. 2년 뒤인 1994년 래틀은 19세의 이 소년을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대에 데뷔시켰다.

23세 때인 1998년 MCO의 첫 객원 지휘자가 된 하딩은 2003년부터 이 악단 음악감독, 2008년부터 상임 지휘자를 맡아왔다. 최근 오케스트라들이 종신 지휘자를 잘 두지 않는 추세를 감안할 때 하딩의 종신 지휘자 취임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1955년 47세에 베를린필의 종신 지휘자가, 다니엘 바렌보임은 2000년 58세 때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 지휘자가 됐다. 현재 하딩은 MCO 외에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 음악감독,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로도 활동한다. 그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혈 서포터이자 박지성의 팬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딩의 또래 경쟁자들로는 블라디미르 유롭스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39), 필리프 조르당 베를린 슈타츠오퍼 수석 객원 지휘자(37), 야니크 네제세갱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36) 등이 꼽힌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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