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프로 ‘위탄’ 관심 폭발… 탈락자 선정방식 논란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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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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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에도 투표, 인기 위주로 흘러
당일 탈락자 선정해 초반 참가자 불리

“‘위탄’의 시청자 투표는 인기투표다. 공정하지 않다.”

22일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위탄)’이 방영된 뒤 이튿날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한 누리꾼의 비판이다. 이 게시판에는 ‘노래 실력보다는 인기도로 탈락자가 선정되고 있다’는 비판과 ‘인기도 실력이다’라는 반박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피해갈 수 없는 ‘인기투표 논란’이 위탄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의 근원에는 오디션 프로의 보이지 않는 핵심인 투표 시스템이 있다. 투표 시스템은 오디션 프로마다 다르다. 위탄의 경우 시청자 문자투표 결과 70%와 심사위원 평가 30%를 합산해 탈락자를 선정한다. 심사위원 점수는 사실상 순위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23일 방송에서는 심사위원 평가에서 8명 중 4위를 차지한 김혜리가 탈락하고 점수가 가장 낮았던 손진영이 합격했다.

위탄의 문자투표는 방송 시작 직후 출연자들의 기호가 알려지는 순간부터 방송 말미에 투표가 끝날 때까지 모든 출연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지난해 방송됐던 ‘슈퍼스타K2(슈스케2)’와 비슷하다. 단, 슈스케2의 경우 점수 비중이 심사위원 평가 30%, 인터넷 사전투표 10%, 시청자 문자투표 60%였다. 또 심사위원에게 최고점을 받은 후보를 남기는 ‘슈퍼세이브 제도’가 세 번째 생방송까지 운영됐다.

노래 경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투표를 진행하는 위탄과 슈스케2의 이 같은 투표 방식은 ‘실력보다는 인기가 선정 기준’이라는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출연자들의 노래를 다 듣기도 전에 자기가 점찍어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TV 화면 상단에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각 출연자의 득표 수 역시 ‘내가 좋아하는 후보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을 부추긴다.

또 방송 종료 직전 투표를 마감하고 바로 탈락자를 결정해 방송 초반에 나와 먼저 노래를 부르는 출연자가 불리하다. 시청자들은 초반에 나온 출연자가 어떻게 노래했는지 기억을 되살릴 겨를도 없이 서둘러 투표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인 ‘아메리칸 아이돌’은 시청자들이 시간을 가지고 출연자들의 공연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선 주 1회 방송인 한국과 달리 주 2회 방송을 한다. 첫 번째 방송에서는 출연자들이 경연을 펼친 뒤 기호만 공개된다. 방송이 끝난 시점부터 2시간 동안 투표가 진행되며 그 결과는 두 번째 방송에서 공개된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공연을 모두 본 뒤 여유를 갖고 투표할 수 있다. 영국 오디션 프로로 멘터링 시스템을 채택한 ‘엑스팩터’도 모든 공연이 끝난 뒤 일정 시간 투표해 탈락자를 가린다.

케이블 채널 tvN의 ‘오페라스타’는 위탄이나 슈스케처럼 인기투표로 흐르지 않도록 투표 방식에 신경을 썼다. 우선 각 출연자가 노래를 하고 있을 때는 해당 출연자에게만 투표할 수 있다. 모든 출연자의 노래가 끝나면 그때부터 투표 종료 시점까지 전체 출연자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 또 최저 득표자를 탈락시키는 대신 최하위 득표를 한 두 사람 중 한 명을 심사위원들이 다수결로 구제하도록 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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