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독일 女작가의 추리소설 국내 베스트셀러 상위권 돌풍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노이하우스 작 ‘백설공주에게…’ 교보문고 2위로

낯선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 씨(44·여·사진)의 추리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북로드)이 출간 두 달 만에 뒷심을 발휘하며 출판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1월 말 출간된 이 소설의 초반 독자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2월 첫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64위에 그쳤고, 소설 분야에선 아예 순위권(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초반 인지도는 낮았지만 독자들의 인터넷 서평 등 입소문을 타고 가파르게 순위가 상승했다. 2월 둘째 주 종합 37위, 소설 10위로 뛰어올랐고, 3월 첫 주에는 종합 9위, 소설 1위에 이르렀다. 23일 집계한 3월 셋째 주 종합 순위에서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에세이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고 3주째 소설 1위를 지키고 있다. 출간 두 달도 되지 않아 10쇄를 넘겼고 판매 부수는 5만 부가량.

“갑작스러운 인기에 당황스러울 정도”라는 신경렬 북로드 대표의 말처럼 이 작품의 성공은 출판계의 이변으로 평가된다. 국내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던 외국 작가의 첫 번역물이 인기를 끄는 것 자체가 드문 데다, ‘독일 추리소설’이란 분류 자체도 생소하기 때문. 추리소설은 히가시노 게이코를 비롯한 일본 작가들, 스티븐 킹 등 미국 작가들이 양분해 왔다.

‘백설공주에게…’는 노이하우스 씨가 2006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타우누스 시리즈’의 네 번째 편. 지난해 독일에서 출간돼 33만 부가 팔린 히트작으로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에서 출간됐거나 출간될 예정이다. 이런 까닭에 시리즈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에 출간됐다.

냉철한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감성적인 여형사 피아 콤비가 미제 사건을 풀어간다는 게 작품의 뼈대. 우등생이었던 토비아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여자친구 두 명을 살해하고 교도소에 들어갔다 10년 후 출소하고 그의 살해 사건에 대해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며 진범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익숙한 듯한 줄거리지만 이를 긴박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탁월하고, 미드(미국 드라마)처럼 상황 묘사가 생생하고 짜임새 있다. ‘백설공주는 죽어야 한다(Schneewittchen muss sterben)’는 원제를 감각적으로 바꾼 것도 눈에 띈다.

다수의 일본 추리물을 옮긴 번역가 권일영 씨는 “제목에서 주는 흥미, 낯선 독일 문화에 대한 신선함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치밀한 구성을 통해 특유의 기묘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끝까지 끌고 나가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했다. 전설라 교보문고 추리소설 담당자는 “처음부터 용의자 여러 명이 나와 복잡하게 사건이 얽히고 후반 큰 반전이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