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의 기록과 채록을 조각과 사진으로
남기는 영국 작가 리처드 롱의 ‘드래건 서
클’(2010년). MC갤러리 제공
그는 대지를 걸으며 발자국을 남기거나 돌을 쌓는 등 자연 속에 흔적을 만든 뒤 사진을 찍는다. 때론 그가 걸으면서 발견한 돌이나 나뭇가지 등을 실내로 옮겨와 둥근 원 등 기하학적 형태로 재배열해 선보인다.
이렇듯 영국의 대지미술가 리처드 롱 씨(66)의 작업은 ‘걷기’라는 행위와 친밀하게 이어져 있다. 1967년 ‘걸음으로서 생긴 선’이란 작품을 제작한 이래 그는 세계 곳곳을 걸으며 현장에서 발견한 풀과 돌을 이용해 환경에 스며드는 형태를 만든 뒤 이를 다시 조각과 사진, 글로 남기고 있다.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작은 전시가 4월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MC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닥에 흰색, 붉은색, 회색, 녹색 등 4가지 색깔의 돌이 둥근 고리 형태로 놓여 있다. 1987년 미국 버몬트에서 주워온 돌로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은 3월 19일까지 전시되고 이어 또 다른 조각 작품 ‘드래건 서클’(2010년)을 선보인다.
2009년 스페인 북부지방에서 14일간 걸을 때 찍은 2점의 사진 작품에는 황량한 대지 속에 그가 배열해놓은 돌 조각이 담겨 있다. 중국에서 퍼온 진흙과 푸른색 안료를 검지에 묻혀 찍어낸 프린트 작품도 인상적이다. 작가의 여정에 동참하는 듯한 기분을 맛보기엔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한 점이 아쉽다. 02-517-4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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