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들어온 듯… 명화감상 클릭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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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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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트 프로젝트’ 서비스 주목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전시된 뉴욕 현대미술관의 내부(왼쪽)가 한눈에 들어온다. 몇 번의 클릭을 거치면
원작(오른쪽 위)과 그림 속에 감춰져 있던 세세한 모습(오른쪽 아래)이 눈앞에 펼쳐진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 서비스 화면 캡처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전시된 뉴욕 현대미술관의 내부(왼쪽)가 한눈에 들어온다. 몇 번의 클릭을 거치면 원작(오른쪽 위)과 그림 속에 감춰져 있던 세세한 모습(오른쪽 아래)이 눈앞에 펼쳐진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 서비스 화면 캡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1년 전인 1889년 ‘별이 빛나는 밤’에서 신비로운 푸른빛으로 소용돌이치는 별빛을 강렬한 붓 터치로 그려냈다. 이제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을 찾지 않더라도 집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컴퓨터를 통해 그가 그려낸 몽환적인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림을 확대하면 캔버스 위를 질주하는 붓 터치 하나하나에 담긴 다양한 색깔이 펼쳐지고,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던 붓 터치 사이의 미세한 여백까지도 눈에 들어온다.

구글이 1일 ‘스트리트 뷰(Street View)’ 서비스를 미술관까지 확장시킨 ‘아트 프로젝트(www.googleartproject.com)’를 선보였다. 아트 프로젝트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영국 런던의 테이트브리튼 미술관 등 세계 17개 미술관과 박물관의 내부를 실제 가서 보는 것처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 서비스. 세계 곳곳의 385개 전시실과 화가 486명의 작품 1000여 점을 줄 서지 않고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은 베르사유 궁전 천장에 그려진 화려한 벽화와 샹들리에도 360도로 회전하며 관람할 수 있다. 보고 싶은 작품을 누르면 평균 70억 픽셀의 고화질 이미지가 이어진다. 자신만의 그림 컬렉션을 따로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e메일로 보낼 수도 있고, 작품에 대한 감상을 소셜미디어 사이트와 연동해 공유할 수도 있다. 단,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체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저작권 문제로 뿌옇게 처리된 작품도 있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은 서비스 목록에 없다. 구글은 앞으로 더 많은 미술관, 박물관과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국내 포털인 네이버도 ‘미술작품정보’를 통해 해외 유명 유화를 비롯해 조각, 건축, 한국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이미지로 제공하고 있다. 10일 현재 총 10만여 작품이 제공되고 있고, 국내 작품은 약 5200점을 등록해 놓았다. 최고 2000픽셀까지 확대해 볼 수 있지만 아트 프로젝트 서비스의 확대 기능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해당 미술관의 내부도 둘러볼 수 없다.

구글의 아트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학자들만 정확하고 세밀하게 원작을 볼 수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보듯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미술 애호가 조윤재 씨(30)는 “실제 미술관에 가면 오랫동안 보고 싶은 작품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신경 쓰여 제대로 보고 오지 못했는데, 아트 프로젝트를 이용하니 보고 싶은 작품은 시간을 들여 자세히 보면서 의미와 궁금한 점들도 인터넷으로 검색해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구글의 이번 서비스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혼자 미술을 즐기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는 도구다. 360도 탐색 기능 덕분에 그 어떤 가이드북이 제공하는 것보다 섬세하고 즉각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 씨는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일반인도 작품을 꼼꼼하게 볼 수 있게 돼 미술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양미술사학자인 노성두 씨는 “이 서비스를 체험해보니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모티브들을 지닌 작품 위주로 선정한 것 같다. 장점도 크지만 하나의 작품에 지나치게 집중해 분석하듯 보면 작품이 지니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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