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 복잡한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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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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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 7단 ● 허영호 7단
본선 4강 2국 8보(181∼226)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의 침투가 강력해 백 우세가 확연하다. 허영호 7단은 흑 87까지 패를 유도했는데 김지석 7단은 우상에서 선수로 이득을 보고 백 104로 패를 걸어간다. 백 118의 팻감을 본 허 7단은 자세를 고쳐 앉는다. 본능적으로 여기서 뭔가 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냥 이 팻감을 받는 식의 무난한 진행은 희망이 없다.

4분 넘게 생각하던 허 7단은 손을 빼고 흑 119를 놓는다. 흑 119는 팻감으로 쓸 수 있는 곳. 상대가 팻감을 쓰자 그걸 받지 않고 자신의 팻감을 먼저 쓰는 셈이어서 상식적인 계산으론 이해할 수 없다.

허 7단은 참고 1도를 기대하고 있다. 백이 좌하 대마가 죽을까봐 겁을 먹고 백 1로 받아주면 흑 2로 패를 해소할 참이다. 백 3으로 뚫려도 흑 4로 정비하면 백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7단도 흑 119에 함정이 숨겨져 있다는 걸 느낀다. 상대가 유도한 길은 넓고 평탄해 보이지만 패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7단은 험난하고 부담스러운 길을 택했다. 백 120으로 젖혔다. 흑이 이제 와서 참고 2도 흑 1로 물러나는 것은 흑 119의 뜻을 살리지 못한다. 흑 121로 끊어 버티자 백 126까지 또 패가 났다. 우세한 백으로선 더 복잡한 길을 가는 셈이지만 김 7단은 자신 있어 보였다. 97·105·111·117…81, 100·108·114…○.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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