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보석의 명가’ 반클리프 아펠… 독보적 세팅으로 ‘글로벌 소통’

  • 동아일보

1968년 탄생한 뒤 지금까지 전 세계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반클리프 아펠의 ‘알람브라 컬렉션’.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행운의 상징인 동그란 네 개의 잎과 나비, 별, 하트를 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사진 제공 반클리프 아펠
1968년 탄생한 뒤 지금까지 전 세계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반클리프 아펠의 ‘알람브라 컬렉션’.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행운의 상징인 동그란 네 개의 잎과 나비, 별, 하트를 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사진 제공 반클리프 아펠
1906년 프랑스 파리. 두 보석 가문의 자제였던 알프레드 반클리프와 에스텔 아펠의 운명적인 사랑과 결혼을 통해 동화 속 이야기처럼 아름다운 역사를 시작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Arpels)’. 로맨틱한 러브스토리의 결말로 탄생한 브랜드인 만큼 반클리프 아펠의 굳건한 신념과 철학의 중심에는 ‘진실한 사랑에 대한 예찬’이 있다.

두 보석 가문의 운명적인 결합 이후 알프레드 반클리프는 처남이자 보석 전문 감정사인 샤를 아펠, 줄리앙 아펠과 동업해 반클리프 아펠 하우스를 설립했다. 당시 유럽의 부호와 사교계 명사들이 모여들던 파리의 심장부 플라스방돔 22번지에 주얼리 하우스 최초로 부티크를 열었다.

젊음의 도전 의식, 보석전문가로서의 열정과 노하우, 비즈니스에 대한 탁월한 감각이 더해진 반클리프 아펠은 곧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주얼리 하우스로 입지가 견고해졌다. 작은 스톤 하나까지 최상급의 원석만을 고집하는 투철한 장인정신과 독창적이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창조해내는 혁신적인 세공기술력으로 1세기 이상 여성이 꿈꾸는 주얼리 하우스로 그 찬란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 자연에서 태어난 주얼리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숲의 요정에서 영감을 얻은 ‘카레스 데올 페어리 클립’.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숲의 요정에서 영감을 얻은 ‘카레스 데올 페어리 클립’.

반클리프 아펠의 스타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연이다. 살아있는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한순간을 포착해 주얼리에 옮겨 놓는 작업은 고난도의 섬세함과 정교함을 필요로 한다. 꽃, 잎사귀, 나비 같은 모티브들은 반클리프 아펠 하우스의 역사와 함께 해온 영원한 영감의 원천 중 하나다. 오트 쿠튀르 역시 반클리프 아펠 디자인에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소재이다. 리본이나 장식술, 레이스, 프릴과 같은 패브릭(천)의 느낌과 이미지를 섬세한 세공술로 한층 고급스럽고 예술적인 디자인의 주얼리로 만들어낸다.

주얼리 하나를 가지고 다양하게 변형해 착용할 수 있는 창조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반클리프 아펠 주얼리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반지 하나를 한 손가락에 끼거나 두 손가락에 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목걸이가 브로치와 팔찌, 벨트로 변형되기도 한다. 주얼리 하나를 두세 가지로 변형해 연출함으로써 색다른 즐거움과 변화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목걸이와 팔찌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지퍼 네크리스’.
목걸이와 팔찌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지퍼 네크리스’.

1938년에 만든 ‘파스 파투(Passe Partout)’ 주얼리는 팔찌, 목걸이, 브로치, 벨트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반클리프 아펠이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파스 파투는 프랑스어로 ‘어디로든 통한다’는 뜻. 반클리프 아펠 주얼리의 변형성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지퍼 네크리스’는 오트 쿠튀르 소재에서 지퍼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지퍼처럼 자연스럽게 열거나 잠글 수 있다. 1950년대에 처음 선보인 앤티크 지퍼 네크리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내놓은 제품은 지퍼를 열면 화려하면서 유니크한 목걸이로, 일부분을 분리해서 닫으면 팔찌로 변형해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 특별한 원석, 독보적 세팅

반클리프 아펠이 주얼리 하우스로서 명성을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최고의 원석만을 엄격하게 선택하는 고집 때문이다. 특히 브라이덜 컬렉션에 사용하는 다이아몬드의 경우 최상 등급의 원석만을 사용한다. 루비나 에메랄드도 자연 상태 그대로 컬러와 투명도가 가장 뛰어난 원석만을 선별하여 사용하며 일정한 중량 이상이면 모두 국제 공인 보증서를 보유한다.
원석을 돋보이게 해주는 ‘미스터리 세팅’ 작업.
원석을 돋보이게 해주는 ‘미스터리 세팅’ 작업.

반클리프 아펠은 창립 초기부터 희귀하고 아름다운 원석을 찾아서 세계 곳곳을 여행했으며 특별한 원석을 더욱 고귀한 주얼리로 재탄생시켜왔다. 아무리 작은 원석의 세팅이라도 틀로 짜내지 않고 일일이 원석에 맞추는 수작업 세팅을 했다. 이런 독보적인 장인정신은 1933년 ‘미스터리 세팅’이라는 독창적이고 고도의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세공기법을 개발해 디자인과 세팅 기술에 있어 혁신과 진일보를 이뤄내는 밑거름이 됐다. 미스터리 세팅은 주얼리의 표면에서 봤을 때 원석을 지지하는 발 물림이 전혀 보이지 않도록 해 원석 본연의 광채와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 철학
수작업 세팅… 독창적 스타일… “시간은 한편의 서사시”

서정적이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시계 ‘퐁 데 자모르’.
서정적이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시계 ‘퐁 데 자모르’.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 컬렉션에서는 ‘시간의 서사시(The Poetry of Time)’라는 독창적인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은 물리적인 것이나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시간 속을 유유히 지나오는 사람들을 위한 꿈과 사랑, 추억 그리고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서사시라는 것이다. 이런 철학은 시간의 기술적 구현을 넘어서 시인의 시선으로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써 내려가듯이 반클리프 아펠만의 예술적 감성으로 재해석한다.

반클리프 아펠이 2006년 고안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Poetic Complication)’이라는 개념이 이 브랜드의 시간에 대한 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워치 메이킹 하우스에서의 ‘컴플리케이션’이라는 개념은 무브먼트의 사이즈와 복합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한 혁신의 역사 위주로 발전해왔다. 반클리프 아펠이 지향하는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에는 시간의 기술적 구현은 물론이고 독보적인 세공기술, 아무런 부연 설명이 없어도 반클리프 아펠의 작품임을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독창적인 스타일, 마지막으로 우리를 둘러싼 시간의 이야기가 깃들어있다.
기존 참 워치를 귀여운 미니어처 버전으로 만든 ‘미니 참 워치’.
기존 참 워치를 귀여운 미니어처 버전으로 만든 ‘미니 참 워치’.

‘퐁 데 자모르(Le Pont des Amoureux)’ 워치는 서정적이면서 신비로운 파리 밤하늘을 다이얼에 표현했다. 이 위에서 로맨틱한 파리의 산책,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 키스로 사랑을 노래하는 연인의 랑데뷰를 그렸다. 사랑의 다리 위에 있는 남녀 캐릭터는 하루에 두 번 낮과 밤 12시에 만나 1분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키스를 나눈다.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올해의 시계상(프레스티지 여성 워치 부문)을 수상했다.

‘미드나이트 인 파리’는 골드로 핸드 프린팅한 파리 밤하늘의 별자리 디스크가 1년 365일을 주기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 회전한다. 특히 볼록하게 입체감을 살린 사파이어 글래스의 이중구조로 인해 밤하늘의 안개가 서려 있는 듯한 신비로운 효과가 독특하다. 이 시계는 착용하는 사람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과 같은 특정한 날짜에 다이얼에 보이는 고유의 별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참 워치’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핑크골드나 화이트 골드 라운드 케이스로 선보이며 베젤 부분에 크기가 다른 다이아몬드를 각각 두 개의 라인으로 세팅하거나 화려하게 파베 세팅한 모델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케이스 측면의 알람브라 참(일종의 펜던트)은 진실한 사랑, 행운, 건강, 부(富)라는 네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스트랩은 다양한 소재와 컬러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 12월에 기존의 38mm, 32mm 참 워치를 미니어처 버전으로 만든 미니 참 워치를 새로 선보였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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