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오묘한 코발트 빛 자기의 탄생과 쇠락

  • 동아일보

◇중국 청화자기 황윤 김준성 지음 240쪽·1만5000원·생각의나무

1929년 중국 푸젠(福建) 성의 상인 오뢰희는 베이징에서 한 노인으로부터 원나라 연호인 ‘지정(至正)’이 표기돼 있는 청화자기를 구입한 뒤 영국 런던에서 거금을 받고 되판다. 청화자기를 매입한 곳은 런던대 데이비드 중국예술재단이었다. 그 청화자기는 ‘청화용문상이병(靑花龍紋象耳甁)’이었다. 이 청화자기 덕분에 원나라 때에도 청화자기가 생산됐다는 사실이 1950년대에 밝혀졌다.

고미술품에 매료돼 3년 동안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청화자기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한 저자들이 청화자기 탄생과 쇠락을 이야기체로 풀어썼다.

청화자기는 잘 알려진 대로 당시로서는 첨단이었던 중국 도자기 기술과 서아시아의 코발트가 빚어낸 작품이었다. 중국에 온 이슬람 상인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형태와 장식을 한 도자기를 주문하기 위해 코발트를 중국에 공급했다. 섭씨 1300도에서도 견디는 안료는 철, 동, 코발트 등이 있다. 철은 잘못 구우면 검게 타고, 동은 휘발성이 강해 색이 사라지는 경우가 잦았다. 청화자기가 유럽과 서아시아 국가의 왕실과 귀족들에게 필수 소장 품목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세계 예술에 미친 영향, 청화자기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가 술술 읽힌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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