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주도권은 백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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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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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강지성 8단
본선 16강전 8국 5보(97∼121)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의 곳은 원래 흑이 차지할 수 있었다. 그랬으면 백 한 점을 공격하며 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흑은 좌변 뒷맛을 우려해 ○로 몸을 사렸고 그 틈에 이세돌 9단은 백 ○를 선점했다. 호되게 공격당하며 쫓겨날 뻔했던 백 한 점이 오히려 우변에서 살림을 차린 셈이다. 이 효과는 일파만파로 번져간다. 흑 97로 반상 최대의 곳을 차지할 때 백 98이 놓이자 110의 곳의 약점이 두드러진다.

백 100으로 붙였으면 참고도 백 1의 후속타를 날려야 손해가 없는데 백 104, 106으로 110의 약점을 노린다.

흑도 이곳을 지키면 무난하지만 그러기엔 형세가 만만찮다. 주도권이 이미 백에게 넘어가 있는 것이다.

흑 109로 역끝내기를 하며 최대한 버틴다. 흑으로선 당연한 승부호흡. 그러나 이 9단은 즐거울 따름이다. 그의 원대로 백 110으로 끊어 ‘공격’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 튼튼한 세력처럼 보였던 우변 흑이 미생마로 전락한 걸 보면 마술에 걸린 듯하다.

생각보다 백의 공격이 위협적이다. 백 112로 옥집을 만들고 백 120으로 들여다보자 흑은 한 집밖에 없다. 흑도 겁나는 상황이 됐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강지성 8단도 흑 121이라는 멋진 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수는 어떤 효과가 있는 걸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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