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30>五畝之宅에 樹之以桑이면 吾十者可以衣帛矣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3시 00분


맹자는 제나라 宣王(선왕)에게 천하 백성이 제나라로 歸依(귀의)하게 되기를 바란다면 자기 백성의 생업을 안정시키는 근본 정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力說(역설)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맹자가 앞서 梁惠王(양혜왕)에게 제시한 방법과 완전히 같다. 數口之家를 八口之家라고 구체화한 것만 다르다.

五畝之宅의 畝는 원래 발음이 ‘무’인데 관습적으로 ‘묘’라고 읽는다. 五畝之宅은 장정이 분배 받는 다섯 이랑 크기의 집이다. 1묘는 100보, 1보는 6尺(척)이다. 5묘는 859m²(260평)가량이라고 한다. 無失其時는 새끼를 뱄거나 기르는 가축을 죽이지 않음을 말한다. 百畝之田은 井田法(정전법)의 私田(사전)을 가리킨다. 정전법이란 국가가 900묘 밭을 井의 형태로 분할하여 가운데 100묘를 公田(공전)으로 삼고 800묘를 8명에게 균등 분배하는 토지제도이다. 庠序는 국가의 교육기관이다. 申은 거듭 친절하게 가르친다는 말이다. 頒白은 斑白(반백)과 같다.

맹자는 양혜왕에게, 백성이 각자 부모와 어른을 봉양하고 죽은 부모와 어른을 장송하는 데 유감없게 하는 것이 王道의 시작이라고 力說한 후 백성의 생활조건을 안정시키고 도덕적 자율성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거론했었다. 맹자가 제선왕에게 仁政(인정)의 실행 방법을 주장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이다. 의식주의 충족, 생업의 지속적 안정, 인격 향상을 위한 교육은 오늘의 정치에서도 제일 요건으로 삼아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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