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백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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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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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규 3단 ● 허영호 7단
본선 16강 7국 4보(65∼86)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67로 받을 때 백의 대책이 궁금했는데 백 68로 끊는 순간 모든 것이 확연해졌다. 흑이 71의 자리에 둬 백 한 점을 잡으면 백은 ‘가’로 돌려쳐 양쪽을 연결한다. 물론 이건 백의 성공.

백 74 때 허영호 7단은 손길을 멈춘다. 흑 두 점을 살리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중앙 흑이 허약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중앙 백세가 강한데 중앙에 곤마를 띄우는 건 자살 행위에 속한다. 허 7단은 흑 75로 막아 중앙을 보강한다. 대신 우변 흑 두 점을 내주는 아픔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아까워도 집착하면 안 된다.

흑이 작정하고 버린 두 점이지만 백은 주워 먹어야 두텁다. 그래서 백의 다음 수는 당연히 참고 1도 백 1이라고 예상했다. 백 7까지 서로 불만 없는 진행.

그런데 이춘규 3단이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한다. 무엇이 불안했는지 백 76, 78로 뚫고 나와 백 80으로 끊어버렸다. 모든 타협을 거부하고 전면전에 나설 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스스로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허 7단은 흠칫 놀랐지만 곧 안정을 찾는다. 흑이 전혀 꿀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흑 85까지 자신 있는 손길로 두어나간다. 백은 당연히 ‘나’로 막아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백 86으로 게걸음을 한다. 참고 2도가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것이다. 도발은 백이 했는데 행마가 꼬이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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