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슬퍼도 살아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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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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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공선옥 지음/272쪽·1만1000원/문학에디션뿔

남편과 아이를 잃고 막걸리와 빵으로 끼니를 이어가는 ‘나’. 그런 나는 어느 날 남편 선배의 친구인 이정섭을 만난다. 이혼 뒤에 아내와 딸을 이국으로 보낸 사내다. 공선옥 씨(47)의 장편소설 ‘영란’은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상처를 보듬어가는 이야기다.

그 상처를 이겨가는 방식은 홀로 된 나와 정섭, 둘만의 관계로 풀리는 게 아니다. 정섭과 함께 떠난 항구도시 목포의 ‘영란여관’에서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난다.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수옥, 나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완규와 그의 조카 수한,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사는 슈퍼 안주인 인자…. 언제부턴가 아이도 남편도 아닌 영란여관의 푸근한 사람들이 나의 가슴 한쪽에 들어온다. 구성진 사투리가 흘러넘치는 영란여관에서 나와 정섭 모두 정겹고 유쾌한 사람들로 인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작가는 슬프지만 살아가는 것이 삶이고 사람임을, 따뜻한 서사로 보여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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