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라면·음료수 즐기고… 채소·단백질은 안먹고… 키크고 날씬해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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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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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뚱뚱해” 말하는 청소년 63%는 정상… 균형잡힌 식습관 가져야 건강한 성장가능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예쁘고 날씬한 여자 아이돌 그룹을 동경하는 청소년이 많다. 그들과 닮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아동과 청소년도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어린이와 청소년 66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식품섭취량 및 섭취빈도를 조사한 결과 7∼12세 어린이의 경우 약 20∼30%, 13∼19세 여자 청소년의 46% 정도가 자신이 뚱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뚱뚱해’라고 인식하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63.1%는 실제로는 정상 체중이었다. 체중이나 다이어트 시도 여부보다 심각한 문제가 더 있다. 무엇을 먹느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이 먹는 음식의 ‘질’과 ‘종류’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살찌는 데 민감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즐겨 먹는 음식이 더 살찔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 라면으로 총 열량의 5%를 때워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라면을 통해 하루에 총 열량의 5%를 섭취한다. 청소년 한 명이 라면으로 섭취한 하루 평균 열량은 155.64kcal. 쌀밥 424.84kcal(13.39%), 잡곡밥 293.97kcal(9.27%)에 이어 세 번째. 7∼12세 어린이가 라면으로 섭취하는 하루 열량은 87.05kcal(3.12%)인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섭취하는 것이다. 식약청은 “어린이들의 식단은 주로 부모가 짜지만 청소년들은 중고교에 진학해 야간학습을 하면서 밥 대신 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소년들이 지방을 주로 얻는 식품군은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 구이가 1위, 라면이 2위였다. 1∼6세는 우유와 과자, 7∼12세는 우유와 돼지고기 구이가 차지한 것과 비교해보면 라면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

○ 키 걱정하면서, 정작 칼슘섭취는 작아

‘여자 168cm, 남자 184cm’를 이상적인 키로 꼽는 청소년이 많다. 그러나 키와 뼈 성장에 좋은 칼슘이나 철분 섭취량은 현저히 떨어졌다. 칼슘, 철분, 칼륨의 섭취량이 권장량 대비 각각 58.1%, 89.9%, 54.4%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칼슘의 경우 조사대상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적게 섭취했다. 청소년기는 급속히 골격이 형성되는 시기지만 막상 칼슘 섭취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 ‘고기’보다 ‘음료수’가 비만의 주범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비만 청소년은 정상 또는 저체중 또래보다 음료와 주류 섭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 또는 비만 어린이와 청소년의 음료와 주류 섭취비율은 하루 총 섭취량의 5.8%였다. 정상그룹의 4.7%, 저체중 그룹의 4.6%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다.

비만 청소년의 음료 섭취 비중 차이는 다른 식품군의 섭취 비중 격차와 뚜렷이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령 비만 청소년의 곡류 섭취비율은 25.5%로, 저체중 그룹의 25.0%, 정상그룹의 25.2%와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만 청소년의 육류 섭취비율도 8.9%로 저체중 그룹 8.1%, 정상 그룹 8.6%와 거의 비슷했다. 즉 비만 청소년은 밥이나 고기를 정상체중군보다 많이 먹어서라기보다는 음료수같이 ‘달달한 주전부리’를 입에서 떼지 않아 뚱뚱해졌다는 뜻이다.

음료수에서 섭취하는 설탕은 섭취 시 혈당을 급격하게 증가시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인슐린은 혈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당분을 글리코겐이나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한다. 즉 설탕은 칼로리뿐만 아니라 지방으로 쉽게 저장되는 에너지 공급원이 되는 것이다. 또 음료수는 포만감을 주지 못해 다른 음식을 계속 먹게 한다. 사람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더 이상의 음식 섭취를 제한하기 위해서 포만 기전이 작동한다. 그런데 단 음료 같은 액상으로 공급되는 열량식품은 포만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한다.

○ 가난한 집일수록 과일·채소 못 먹는다?!

모든 청소년들이 다 자기관리를 못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몸매관리와 건강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 아동·청소년 비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우 못 사는 군의 체질량지수 평균은 21.56kg/m², 보통인 군의 평균은 19.75kg/m², 매우 잘사는 군의 평균은 19.14kg/m²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체질량지수(BMI) 평균이 높았던 것이다.

특히, 집이 못 살수록 과일이나 채소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경제 수준이 낮은 가정의 아이들은 매일 규칙적으로 과일, 채소를 먹는다는 비율이 8.5%에 불과해 경제 수준이 높은 가정의 아동(28.8%)보다 상당히 낮았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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