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82>曰윹有肥肉하며 廐有肥馬요 民有飢色하며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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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양혜왕의 행태가 정치를 가지고 백성을 죽이고 있다고 단언하고는 이와 같이 말을 이어서, 양혜왕이 정치를 가지고 사람을 죽이고 있는 구체적 사실을 예시했다. 구체화하고 사실화하는 어법이다.

포有肥肉과 廐有肥馬는 對(대)를 이룬다. 民有飢色과 野有餓莩도 문장의 구조상 對를 이루지만 의미상으로는 엄밀한 對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짜임을 이어나가되 변화를 주는 어법이다. 此는 앞의 사항을 전부 받는다. 率은 引率(인솔)의 뜻이다. 食은 먹게 한다는 뜻이다.

‘양혜왕·상’ 제4장은 제3장인 王無罪歲章과 여러 면에서 호응한다. 살인하길 몽둥이로 하고 칼날로 하고 정치로 한다는 것은, 제3장에서 사람을 찔러 죽이고는 ‘내가 그런 것이 아니라 병기가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군주의 푸줏간에는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찐 말이 있다는 것은, 개와 돼지가 사람의 양식을 먹되 단속할 줄 모르고 길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어도 창고를 열 줄 모른다는 것과 같다.

주자는 이 단락에 대해 이렇게 해설했다.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둬 禽獸(금수)를 길러서 백성으로 하여금 굶주려 죽게 한다면 짐승을 몰아서 사람을 잡아먹게 함과 다름이 없다. 박세당은 이렇게 풀이했다. 사람의 것을 빼앗아 짐승을 살찌워 자신의 욕망을 마음대로 하면서 사람의 죽음을 구휼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몸소 짐승을 인솔해서 짐승과 함께 사람을 잡아먹는 것과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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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위정자가 올바른 정치를 행하지 않는 것은 백성을 짐승만도 못하게 보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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