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웃어도 웃는 게 아닌 그들을 감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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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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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노동/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이가람 옮김/366쪽·1만7000원·이매진

백화점, 식당, 대형마트의 직원들 입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고객이 화를 내도 언제나 스마일이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낯선 이에게 항상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웃어야 하는 사람들을 ‘감정 노동자’라고 부른다. 감정 노동자는 원래 감정은 숨긴 채 직업상 다른 얼굴 표정과 몸짓을 지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의 임원과 승무원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실시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 감정과 사적 감정의 여러 양태와 법칙을 정의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었던 감정이 시장에 상품으로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을 살핀다.

저자에 따르면 감정 노동은 여성에게 많이 부여된다. 여성은 지위가 낮으며 폭력에 맞서는 물리적 힘이 더 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많이 노출된 여성들은 ‘진짜 자아’와 ‘무대 위의 자아’ 사이에서 느끼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면서 “지나친 감정 노동의 부여는 노동자들의 헌신을 가로막아 기업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며 “기업은 노동자가 감정 자체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조직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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