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前총리 본보 연재 회고록 출간

  • 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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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든 다섯인 그에게 e메일을 보내면 다음 날 아침 어김없이 답장이 와 있었다. 원고에 나온 외국인 이름의 원어 표기를 물어보면 곧바로 정확한 풀네임을 알려줬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편지와 봉투를 사진으로 찍어 파일로 보내기도 했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사진)가 1960, 70년대 경제개발 과정의 생생한 뒷얘기를 담은 회고록 ‘나의 삶 나의 길-경제개발의 길목에서’를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본보에 게재하는 동안 그가 보여준 모습은 이랬다.

남 전 총리는 최근 이들 원고를 묶어 같은 제목의 책 ‘경제개발의 길목에서’(삼성경제연구소)를 펴냈다. 고학으로 공부해 교수가 된 그는 1969년 재무부 장관에 전격 임명되면서 경제관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임기가 끝나면 강단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지만 결국 14년여간 공직생활을 하게 된다. 박 대통령이 재무부 장관 임명장을 주면서 “정부가 하는 일에 비판을 많이 하던데, 이제 맛 좀 봐”라며 던진 농담처럼 정부 관료의 쓴맛과 단맛을 톡톡히 보게 된 것이다. 사채동결, 증권시장 개혁, 중화학공업 육성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숨 가쁘게 추진했던 과정과 함께 ‘박정희식 경제개발’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현재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 전 총리는 “한국의 경제사뿐만 아니라 박정희 시대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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