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했던 캐릭터들 만화 부흥 위해 현대감각으로 재창조”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8분


원로만화가회 권영섭 화백

“고바우, 고인돌, 로봇 찌빠…. 이름만 들어도 친근한 만화주인공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 캐릭터를 만든 원로 만화가들이 직접 현대감각에 맞게 캐릭터를 재창조하겠습니다.”

1960년대 만화 ‘봉선이’ ‘은색의 십자가’ 등으로 사랑받은 권영섭 화백(70·사진)이 원로 만화가 70여 명과 함께 ‘한국 원로만화가회’를 만든다. ‘고바우’ 김성환 화백과 ‘홍길동’ 신동헌 화백, ‘고인돌’ 박수동 화백, ‘로봇 찌빠’ 신문수 화백 등이 참여하는 원로만화가회는 6월 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창립총회를 갖는다.

발기인을 맡은 권 화백은 “참여 만화가들은 모두 1960, 70년대 괄목할 작품으로 한국 만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사람”이라며 “무너져가는 한국만화산업의 부흥을 위해 원로들이 앞장서 함께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참여 작가들 중엔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실망해 펜을 놓았던 분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의 작가정신과 만화 캐릭터가 죽은 건 아니었죠. 4, 5년 전부터 ‘만화계도 어른이 나설 때가 됐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호빵맨’도 일본의 80대 원로 만화가가 만든 캐릭터 아닙니까. 한국만화의 저력을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원로만화가회는 창립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만화 캐릭터 현대화 및 산업화를 중심으로 △단체 만화 전시회 추진 △한국만화 도록 제작 △만화교실 운영을 준비 중이다. 일본 원로 만화가들과의 교류를 추진해 만화산업 활성화의 노하우도 배울 방침이다.

권 화백은 “최근 주눅 들고 좌절한 후배 만화가가 많다고 들었다”면서 “원로 신진 가리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손잡을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 화백은 1992∼97년 한국만화가협회장을 지냈으며 2004년 한국 만화가 최초로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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