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인식의 부활을 위하여…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日 모노파 이끈 재일작가 후기작품전

전시장이 환하다. 종이 위에 투명에 가까운 경쾌한 색점들이 번져가며 밝은 빛을 뿜어낸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먹빛의 단색 점들이 중첩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국내에서 자주 접하기 힘든 재일작가 곽인식(1919∼1988)의 후기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24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아틀리에 705’에서 열리는 곽인식전. 규모는 크지 않아도 미술사적 업적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가의 존재를 일깨우는 뜻 깊은 자리다.

대구에서 태어나 17세에 일본으로 건너간 곽인식은 물질과 존재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다양한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평론가 미네무라 도시아키가 “곽인식이 자연발생적으로 걸어온 모노의 논리의 길을, 이우환은 의식적으로 구조화시켰다”고 평할 만큼 일본 현대미술의 큰 줄기를 이룬 모노(物)파 활동에서 선구적 존재로 손꼽힌다. 더불어 한국 현대미술의 단색화 양식에도 영향을 준 작가였으나 아쉽게도 한일 양국에서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시를 기획한 진희숙 대표는 “곽인식은 일본에서 활동한 데다 상업적이지 않은 작가란 이유로 거의 잊혀진 존재가 됐다”며 “앞으로도 전시를 지속적으로 열어 그의 작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예술적 위상도 재조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2-572-8399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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