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많은 베란다부터 안쪽으로 “방은 맨 나중에 치우세요”

연말 집안 대청소 노하우

온 집 안을 한번 뒤집어야 하는 대청소. 새로운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필수작업이다.

주부 현지선(38) 씨는 매년 연말이 되면 남편과 아이들까지 동원해 대청소에 나서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평소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낀 때는 웬만한 걸레질로는 어림도 없다. 또 환기가 잘 안 되는 겨울에 청소를 하다 보면 먼지가 이곳저곳 날려 청소가 끝난 후에 오히려 더 지저분해지는 경우도 있다.

살림연구가 김정현 씨는 “대청소는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인 만큼 순서를 정하고 평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을 집중적으로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 베란다 물청소 후 물기 닦아야

상당수 주부는 청소를 할 때 방부터 치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청소는 베란다를 먼저 끝낸 후 거실을 하고 이어 방을 치우는 순서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청소는 집 바깥쪽부터 해야 먼지가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베란다를 청소할 때 먼지가 덕지덕지 낀 방충망을 보면 고민스럽다. 방충망 먼지는 털어 내거나 빗자루질을 해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방충망에 신문지를 대고 청소기로 빨아들이면 먼지가 빠진다. 스팀청소기로 빨아들이면 더 효과가 좋다.

베란다 바닥은 물청소를 한다. 그러나 물기가 오래 남아 있으면 집 안 습도가 너무 높아지고 밖에서 들어온 먼지가 물기에 젖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걸레로 물기를 닦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거실 청소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은 천장. 천장에 쌓인 먼지를 그대로 둔 채 바닥만 청소를 하면 천장 먼지가 떨어져 다시 지저분해진다. 먼지떨이를 사용하면 먼지가 휘날리기만 하고 없어지지 않으므로 먼지흡입구가 장착된 청소기로 천장 곳곳을 빨아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방 청소를 시작하기 전 이불과 요는 꼭 걷어 환기를 시켜준다. 이불과 요에는 방바닥보다 더 많은 세균과 진드기가 붙어 있다. 옮기기 힘든 침대 매트는 시트를 걷어낸 후 한나절 창문을 열어 통풍시킨다.

○ 벽의 낙서는 치약으로 살살 닦아요

집 안에 쌓인 먼지는 쉽게 없앨 수 있지만 찌든 때는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오랜 기간 가구나 전자제품에 달라붙은 때를 물걸레로 대충 닦으면 오히려 먼지가 더 달라붙게 된다. 청소나 요리할 때 많이 사용하는 재료에는 살균과 표백 효능이 있는 것이 많다. 이런 재료들은 찌든 때 제거에 효과가 있다.

누렇게 변한 컴퓨터, 냉장고, 커피메이커 등은 젖은 수건으로 한 번 닦은 후 치약을 묻혀 밑에서부터 원을 그리듯 문지른다. 컴퓨터 키보드는 식초를 면봉에 묻혀 구석구석 닦아준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벽의 낙서 때문에 고민이다. 벽의 낙서는 솜에 치약을 묻혀 살살 닦는다. 낙서 얼룩이 더 커질 수 있으니 낙서가 된 부분만을 따라 살살 닦는다.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문손잡이도 때가 잘 끼는 부위. 김빠진 맥주를 헝겊에 적셔 문지르면 한결 깨끗해진다. 맥주 대신 귤이나 레몬 껍질로 닦아주는 방법도 있다.

최근 찌든 때 제거를 위한 전문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때 제거제는 스프레이 타입이 사용하기에 편하다. 고창신 한국쓰리엠 브랜드 매니저는 “때 제거제는 세정효과가 뛰어난 레몬 등 천연성분 함량을 높이는 추세”라며 “그래도 전문제품에는 화학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립스틱 얼룩은 버터를 묻혀 빼세요

대청소를 할 때 잘 입지 않는 옷은 장에 넣어 보관한다. 이때 옷에 묻은 부분 얼룩을 제거하지 않고 그냥 보관하면 얼룩이 더욱 고착되고 나중에 옷감이 삭기도 한다.

블라우스나 와이셔츠에 묻은 볼펜 자국은 세제로 빨면 없어지지 않는다. 물파스를 적신 거즈로 가볍게 두드리듯 닦아낸 후 빨아야 한다.

립스틱 자국은 오일 성분이 많아 빨아도 잘 없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버터를 얼룩 부위에 조금 바른 뒤 손으로 문지른다. 립스틱 자국이 버터에 녹아나면 수건에 알코올을 묻혀 살살 두드리듯 닦아낸다.

겨드랑이에 밴 땀 얼룩은 그때그때 없애지 않으면 누렇게 변하게 된다. 미지근한 물에 소다를 풀어 땀이 밴 부분을 담그고 10분 정도 지난 후 세탁하면 오래된 땀 얼룩도 잘 빠진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