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여기 이사람/두번째 시집 낸 화제의 2인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이젠 광장의 소통을 깊이 얘기하고 싶어”▼

◇태양의 연대기/장석원 지음/176쪽·7000원·문학과지성사

‘나는 내 몸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햇빛이 내 몸을 통과한다 빠져나가 나를 돌아보는 빛살을 붙여쓰기. 바라보는 동안 나는 더욱 엷어졌다’(‘유리와 돌멩이’ 중에서)

소담한 웃음. 처음 만난 시인의 미소는 말랑했다. 2005년 화제를 모았던 첫 시집 ‘아나키스트’(문학과 지성사). ‘나와 그대의 기묘한 분열은 명백한 현실’(‘내 마음의 아나키’ 중에서)이라며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집요하게 파고들던 모습이 쉽게 연상되질 않는다.

“시적 자아와 현실의 자아는 별개니까요. 시 안에선 아나키스트였지만 실제론 그저 ‘시민’입니다, 허허. 물론 그래서 그 접점의 고민이 더 치열했죠. 이젠 거기서 한발 앞으로. ‘광장의 소통’을 얘기하려 합니다.”

그 소통의 대상. 시집은 “어디를 펼쳐보아도 ‘당신’이 흥건하다”(조강석 문학평론가). 얼핏 사랑 시로도 비치는 알싸함. 그 당신은 시인의 아내 혹은 갓난아기 딸인가.

“그럴 수도 있죠. 아버지일 수도, 상상의 연인일 수도 있습니다. 날 도와줬던 사람이거나 힘들게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예전엔 타인과의 관계는 등 돌리면 끝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이젠 알 것 같습니다. 모든 타인은 ‘나’입니다. 나와 연결된, 나와 섞인. 그를, 당신을 알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여행은 창대하다. 지구를 벗어난 태양으로, 수억 년을 되돌린 공룡으로. ‘당신, 측정할 수 없는/쓸쓸한, 바람의 붓질로 생긴/당신 그리고 나의 뼈’(‘플라테오사우르스 철학’ 중에서). 장 시인은 “설렘으로 떠났던 첫 번째 여행(시집)에 비해 두 번째는 두렵고 떨리지만 더 깊이 더 다양하게 당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사라지고 버려지는… 그런 인생에 여백을”▼

◇스윙/여태천 지음/116쪽·7000원·민음사

건治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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