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69>猛虎臥草間, 群鳥從噪之.

  • 입력 2008년 12월 12일 03시 01분


猛(맹)은 사납다, 勇猛(용맹)하다, 猛烈(맹렬)하다는 뜻이다. 虎(호)는 호랑이가 웅크린 모습을 본떴다. 虎踞龍蟠(호거용반)은 호랑이가 웅크려 앉고 용이 몸을 서렸다는 말로 지세가 웅장하고 험준함을 비유한다. 龍虎相搏(용호상박)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치고 때린다는 말로 영웅이나 강자끼리의 다툼을 비유한다.

臥(와)는 엎드리다, 눕다, 잠자다, 쉬다의 뜻이 있다. 임금 앞에서 엎드려 굴복하는 모양을 나타낸 臣(신)과 人(인)이 합해졌다. 제갈량의 별칭이었던 臥龍(와룡)은 은거하거나 재능을 발휘하기 이전의 인재를 비유한다. 起伏(기복)이 연속된 山勢(산세)를 가리키기도 한다.

群(군)은 무리 또는 다수의 뜻이다. 떼를 잘 짓는다고 여긴 羊(양)을 의미요소로 썼다. 群鷄一鶴(군계일학)은 닭 무리 중의 학 한 마리로 다수 중에서 특별히 뛰어난 존재를 비유한다. 群鴻戱海(군홍희해)는 바닷가에서 노는 기러기의 여러 가지 모습처럼 글씨의 변화가 많음을 비유한다. 원래는 王羲之(왕희지)의 글씨체를 이른 말이다.

從(종)은 따르다, 뒤쫓다, 추구하다의 뜻이다. 從心(종심)은 古稀(고희)처럼 70세를 가리킨다. 공자가 70세엔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는다며,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조(조)는 시끄럽다 또는 떠들다의 뜻이다.

동물세계의 강자와 약자의 관계를 말했다. 강자의 특별한 의도 없는 행동에도 약자는 크게 위협을 느껴 적극 대응한다. 본래 무슨 나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약자의 자기 영역 지키기인데, 양쪽 모두에게 피곤한 일이다. 사람 사회의 강자와 약자 사이엔 그와 다른 공존공영의 방식이 있다. 宋(송) 王安石(왕안석)의 ‘寓言(우언)’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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