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ABT는 남성무용수 산실”

  • 입력 2008년 7월 31일 02시 55분


몸매나 기술보다 개성 존중

바리시니코프 등 스타 배출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가 여느 발레단과 도드라지게 구분되는 것은 뛰어난 기량을 갖춘 남성 무용수가 넘친다는 것이다.

이번에 내한공연을 펼치는 데이비드 홀버그(8월 3일 오후 4시)를 비롯해 마르셀로 고메스(오프닝 갈라의 ‘에튜드’ 31일 오후 8시) 호세 마누엘 카레뇨(‘돈키호테’ 8월 1일 오후 8시) 에르만 코르네호(8월 2일 오후 3시) 이선 스티펠(8월 2일 오후 8시) 등이 모두 세계적인 스타이다.

데이비드 홀버그는 ‘발레계의 젊은 별’로 손꼽히며 신인임에도 안정된 기술과 화려하고 귀족적인 풍모를 선보인다. 마르셀로 고메스는 ‘백조의 호수’에서 왕자와 악마 역을 번갈아 맡는 등 다양한 연기력으로 유명하다. 호세 마누엘 카레뇨는 파트너와 발레 코치들이 교본처럼 인용하는 세련되고 기품 있는 파트너십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에르만 코르네호는 점프력이 뛰어나 ‘트램펄린 위에서 노는 듯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선 스티펠도 박력 있는 회전력과 재치 있는 마임으로 탄성과 웃음을 함께 자아내는 능력을 갖췄다.

ABT 발레리노들의 중흥은 ABT의 역사와 관계가 깊다. 1970년대 서구로 망명한 러시아 무용수 중 루돌프 누레예프, 알렉산드르 고두노프 등 뛰어난 남성들이 ABT에 입단했다. 특히 1980년 남성무용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ABT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남성 무용수들의 기교와 연기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

대부분의 발레단이 몸매와 기술이‘전형적인’ 무용수를 선발하는 반면 ABT는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한 것도 스타 산실의 밑거름이 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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