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일본땅 주장하는 日사학자 한 명도 없어”

  • 입력 2008년 7월 21일 02시 52분


韓日 근현대사 연구 최서면 명지대 석좌교수

4~5명은 “한국땅 맞다”결론…냉정한 대응 필요

평생 한일 근현대사를 연구해온 최서면(사진) 명지대 석좌교수는 “독도 문제는 지금 이대로 국제사법재판소에 간다 해도 한국에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속셈에 말려들 필요는 없겠지만, 가게 되더라도 한국이 유리하다”는 것. 한국에 있는 최 교수를 1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일본은 1905년 시마네(島根) 현의 독도 편입이 국제법상 유효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한국은 당연히 우리 땅이니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일본 땅’이라면서도 편입조치가 국제법상 유효하다고 주장하는데, 자기 것이면 ‘편입’은 왜 하나. 또 영토편입이 성립하려면 당시 ‘주인 없는 땅’이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이 독도를 조선 땅이라고 인식했던 증거는 많다.”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나.

“일례로 1669년 에도(江戶)막부가 울릉도가 조선령임을 정식 승인한 뒤 세 차례에 걸쳐 자국민에 대해 ‘도항(渡航)금지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1987년 호리 가즈오(堀和生) 교토대 교수는 메이지(明治)정부의 최고 국가기관인 태정관(太政官)이 1877년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다’고 한 공문서를 찾아내기도 했다.”

―독도가 울릉도에서 90km나 떨어져 부속도서라고 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는데….

“독도는 섬(island)이 아니고 바위(rock)여서 모도(母島)가 있어야 한다. 일본 쪽 오키(隱岐) 섬에서는 독도가 보이지 않지만, 9월에 울릉도 성인봉(984m)에서는 육안으로 보인다.”

―독도 논쟁에서 한국이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

“어느 쪽도 완벽한 자료를 내놓을 수는 없지만 한국이 유리하다. 줄다리기에서는 51%가 49%를 이기는 것 아닌가. 일본에서 ‘역사적 사실’을 연구하는 사학자 중에 독도를 일본 것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반면 ‘독도는 한국 것’이라고 결론 내린 사학자는 네댓 명 된다.”

그는 “영토문제에는 차분한 냉전(冷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다만 한일 간에는 쉽게 “과거를 묻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그는 조언했다.

“독일과 프랑스를 예로 들면 100년 이상 전쟁을 하고 상처를 주고받았으니 ‘과거를 잊자’는 말이 성립된다. 그러나 한일 간은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다. 주권을 빼앗은 자는 물론 잃었던 자 편에서도 자성하는, 조심스러운 관계여야 한다.”

최 교수는 1957년 도일해 아시아대와 자신이 설립한 도쿄한국연구원 등에서 한일 근대사를 연구했으며 1988년 영구 귀국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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