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e‘붙임성’ 좋네… 생활 곳곳 해결사로

  • 입력 2008년 5월 21일 03시 05분


《흔히 쓰는 물건을 활용해 무언가 뚝딱 만들어내는 주부들이 있다. 손재주와 눈썰미가 뛰어난 ‘맥가이버형’ 주부들이다. 이들이 활용하는 물건도 다양하다. 최근 한국쓰리엠이 개최한 ‘생활의 달인 콘테스트’에서는 물건을 붙일 때 쓰는 테이프를 활용해 생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1200여 개나 쏟아져 나왔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주부들이 소개하는 테이프의 무한 변신을 알아보자.》

못 박을 때도 붙이고…

새 구두에도 붙이고…

네일 아트 할 때도 붙이고…

최근 새 아파트로 이사한 주부 한미옥(33·충북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씨. 아파트에 흠집이 날까봐 걸을 때도 사뿐사뿐 조심해서 걷는다. 그러나 벽에 못질을 하는 것만은 피할 수 없다. 시계나 액자 등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씨가 생각해낸 것은 테이프 위에 못 박기. 우선 못을 박을 위치에 테이프를 열십자(+)로 붙인다. 테이프 교차점에 못을 직각으로 대고 망치질을 한다. 붙인 테이프를 떼어내면 주변 균열이나 흠집 없이 깔끔한 상태가 유지된다.

성영주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연구원은 “테이프를 붙이면 못이 미끄러지지 않아 좋다”면서 “못 끝에 비누를 조금 칠한 후 망치질을 하면 더 쉽게 못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주부들에게 막힌 변기를 뚫는 일은 골칫거리다. 이런 때는 박스 테이프와 큰 비닐봉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먼저 봉지를 넓게 펴서 변기 위를 덮고 테이프로 꼼꼼히 싼다. 변기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폐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상태에서 물을 내리면 물과 함께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봉지가 부풀어 오른다. 부풀어 오른 봉지를 빨래판으로 꾹 누르면 막혔던 변기의 물이 한꺼번에 내려간다.

새로 산 구두를 신으면 길들여지지 않은 뻣뻣한 가죽 때문에 발뒤꿈치에 물집이 생긴다. 발뒤꿈치에 반창고를 붙여 보지만 반창고를 붙인 부위가 오히려 도드라져 보인다.

이럴 때는 발뒤꿈치와 맞닿는 신발 안쪽에 테이프를 붙이면 신발 가죽과 피부의 마찰이 줄어들어 발이 한결 편하다. 투명 테이프보다는 신발을 벗었을 때 티가 나지 않는 무광택 불투명 테이프가 좋다.

테이프는 매니큐어를 바를 때도 쓸모가 있다. 주부 김민정(28·경기 시흥시 시흥동) 씨는 테이프를 활용해 집에서 직접 손톱을 꾸민다. 먼저 손톱을 정리한 후 테이프를 잘라 손톱 끝에서 3mm 아래에 붙인다. 이때 테이프 한쪽은 손톱 모양처럼 둥글게 잘라 붙인다.

테이프를 붙인 라인에서 손톱 끝쪽으로 원하는 색상의 매니큐어를 바른다. 매니큐어가 마르면 테이프를 떼어내고 투명 매니큐어를 손톱 전체에 바른다.

김 씨는 “네일숍에서 관리를 한번 받으려면 2만∼3만 원이 드는데 테이프로 집에서 손톱을 다듬으면 비용도 절약되고 여러 색상을 발라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손톱깎이로 손톱, 발톱을 깎으면 여기저기 튀기 쉽다. 이럴 때는 손톱깎이 날 부위를 테이프로 돌돌 말아주면 손톱, 발톱이 튀지 않고 얌전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신용카드 사용자는 그 달에 카드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기억하기가 어렵다. 회사원 김현주(31·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씨는 카드 뒷면 마그네틱선 아래쪽에 테이프를 붙여서 사용 명세를 그때그때 적어 놓는다. 쓰기 쉬운 불투명 테이프가 좋다.

김 씨는 “사용 명세를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덜 쓰게 된다”고 말했다.

외출해서 바짓단이나 치맛단이 터진 것을 발견하면 낭패다. 옷핀으로 응급처치를 하기도 하지만 얇은 옷일수록 표가 난다. 작은 사이즈의 셔츠를 입었을 때 단추 사이가 벌어져 속옷이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회사원 양은실(29·서울 중구 신당동) 씨는 이럴 경우 양면테이프를 터진 단이나 벌어진 셔츠 부위에 붙여준다. 벌어진 셔츠에는 1cm 정도 잘라 단추와 단추 중간 지점에 붙인다. 바짓단이나 치맛단은 단단히 고정되도록 터진 곳에 길게 붙인다.

온라인 쇼핑몰 아이스타일24의 우윤주 마케팅팀장은 “테이프를 엄지손가락에 말아 골무 대용으로 쓴다든지, 그림이나 사진을 동그랗게 잘라 테이프를 촘촘히 붙여 컵받침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잘 활용하면 생활의 작은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이프 종류
투명 테이프사무실이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테이프로 주로 종이를 붙일 때 쓴다.
불투명 테이프무광택 테이프로 위에 글씨가 잘 써지고 붙인 자국도 별로 나지 않는다.
데코 테이프테이프 위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 다이어리나 포장 장식용으로 사용한다.
박스 테이프일반 테이프보다 폭이 넓고 접착력이 좋아 이삿짐을 싸거나 큰 포장을 할 때 사용한다.
양면 테이프양면에 접착제가 처리돼 있어 겉으로 표시나지 않게 양면을 붙일 때 사용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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