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우려낼수록 진한, 커피 같은 음악 하고 싶어”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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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아이즈’ ‘브라운아이드걸스’ ‘브라운아이드솔’…. ‘브라운 아이’(갈색 눈)를 내세운 그룹 이름이어서 헷갈리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브라운아이드솔’은 남성 듀오 ‘브라운아이즈’ 출신의 나얼과 세 멤버들로 구성돼 2003년 첫 음반을 냈고,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이름만 빌린 여성 그룹이다.

‘브라운아이드솔’은 ‘마이 에브리싱’ ‘정말 사랑했을까’가 수록된 첫 음반의 성공(36만 장) 이후 가요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그룹. 한 달 전에 나온 2집 ‘더 윈드, 더 시, 더 레인’도 판매량이 5만 장을 웃돌고 있다.

연말 콘서트를 앞둔 이들을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우리 음악이 한 번에 쏙 감기는 음악은 아니죠. 하지만 우려내면 우려낼수록 진한 커피랄까, 마음속에 잔잔히 스며들어요. 그래서 그룹도 느리게 조금씩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금방 가면 변하잖아요.”(정엽·30)

‘브라운아이드솔’은 백인들이 부르는 흑인 음악을 지칭하는 ‘블루아이드솔’에서 ‘블루 아이’(푸른 눈)를 동양인을 뜻하는 ‘브라운 아이’(갈색 눈)로 바꾼 말이다.

대부분 직접 프로듀싱한 2집엔 모두 20곡이 담겼다. 이들은 “4년을 쉬니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 꽉꽉 눌러 담았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마이 스토리’를 비롯해 ‘바람인가요’ ‘프라미스 유’ 등에선 감미로운 멜로디와 네 남자의 화음이 공존한다. 1집에서는 나얼의 유려한 보컬이 분위기를 이끌었는 데 비해 2집에서는 다른 멤버들의 자작곡과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1집처럼 정통 솔을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감미로운 발라드 위주의 2집이 실망을 안길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흑인 음악인 솔을 지향하지만 장르에 얽매이진 않아요. 그 대신 솔(영혼)의 사전적 의미에 집착하죠. 솔은 사람만이 가진 특권이잖아요. 그 영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나얼·29)

“가슴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것저것 계산해서 만든 앨범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머리로 듣는 게 아니라 느끼는 대로 들어야죠.”(성훈·27)

이들은 부산 벡스코(18일), 대구 엑스코(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25일)에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나얼이 27일 군 입대를 앞두고 갖는 고별 콘서트다.

“인위적인 냄새가 풍기는 이벤트는 없어요. 수요예술무대 같은 썰렁한 분위기가 될지도 몰라요. 혹시 막내(성훈)가 ‘텔미 춤’을 출지도 모르죠.”(영준·28)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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