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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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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은 한결같이 자연을 숭배했으며 결코 허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통은 판에 박힌 듯한 고정된 양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자연을 오직 하나의 신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자연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에 관한 책은 많지만 로댕이 직접 쓴 글을 읽어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이 책은 로댕의 저작물 가운데서 주제별로 글을 발췌해 엮은 것이다.
예술과 자연, 인생에 대한 로댕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회화 조각 건축 등의 명품을 감상하면서 예술 미학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이는 형식이어서 읽기도 편하고 재미도 있다.
밀로의 ‘비너스’에 대한 로댕의 예찬. “이 고대 조각은 모방하는 것조차 두렵다. 비너스의 동체에는 마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음영이 그 위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글을 읽다 보면 로댕이 중시했던 건 기교가 아닌 자연스러움, 생명에 대한 경외 등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고대 예술이 위대한 것은 자연에 가장 접근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로댕이 말하는 건축 미학도 마찬가지다.
“빛과 그늘의 미학. 이것이 건축의 생명력이다. 온갖 자연 현상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건축의 위대함이다.…노트르담 대성당은 고딕 예술의 극치라 할 수 있다. 겨울의 희미한 광선 아래에서 바라보면 다른 때보다 더 훌륭해 보인다. 안개가 만들어 내는 무늬가 성당의 윤곽을 부드럽게 해 준다. 자연은 이 걸작을 대함에 있어 인간보다 훨씬 더 겸손하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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