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돈, 뮤지컬 영화 드라마로… 펀드 투자 ‘스타 탄생’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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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셋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 투자하는 58억 원 규모의 사모(私募)펀드를 만들어 9개월간 10.3%의 수익을 냈다. 재미를 본 이 회사는 올해 4월 각각 28억 원, 25억 원짜리 뮤지컬 펀드 2개를 만들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초 방영이 끝난 SBS 드라마 ‘연인’에 35억 원을 투자했다. 회사 측은 “연간 기준으로 약 10%의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며 “뮤지컬과 드라마에 투자하는 2개의 펀드에 추가로 70억 원을 투자할 것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돈이 몰리고 있다. 문화생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투자에 나서고 있다.

○ “공연계를 잡아라”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총 685억 원에 이르는 엔터테인먼트 사모펀드를 연내 1200억 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CJ자산운용도 현재 988억 원인 펀드 규모를 계속 늘린다는 계획. 마이애셋도 지금까지 공연 분야에 모두 600여억 원을 운용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서정기 이사는 “장르가 다양해지고, 연령별 취향에 맞춘 공연이 많아지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정부가 공연 표를 사는 기업에 세제(稅制)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야별로는 최근 고속 성장하고 있는 뮤지컬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뮤지컬시장 규모가 지난해 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퀴담’에 투자하는 120억 원짜리 펀드를 만든 데 이어 올해 100억 원 규모의 공연 펀드를 만들었다.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브로드웨이42번가’, ‘캣츠’ 등에도 각종 펀드 자금이 투자됐다.

드라마 중에서는 ‘연인’ 외에 SBS ‘사랑에 미치다’ 등이 펀드 투자를 받았으며, MBC와 외주 제작회사인 E&B스타스가 제작 중인 한중 합작드라마에도 사모펀드 자금이 투자됐다.

관련 기업 주식이 아니라 공연, 드라마 등에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 펀드는 대부분 30명 미만이 투자하는 사모펀드. 공모펀드도 일정 기간만 판매하거나 목표한 돈이 모이면 더는 판매하지 않는다.

○ ‘쪽박’ 위험도… 분산 투자 필요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성공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어려워 투자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연은 업계 특성상 회계처리가 명확하지 않아 수익 전망을 분석하기 어렵다”며 “공연 투자는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수십 개의 작품에 나눠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펀드들이 생겨나고 있다.

CJ자산운용이 지난해 9월에 만든 240억 원 규모의 ‘CJ베리타스무비앤조이’는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 34개 작품에 투자한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100억 원짜리 ‘골든브릿지인터파크공연전시전문펀드’도 지금까지 12개 작품에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작품 수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CJ자산운용 윤기훈 특별자산운용팀장은 “주식시장에서 여러 종목에 투자해야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마이애셋자산운용 이규철 이사도 “공연펀드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펀드 자금을 우선 상환하도록 하는 등 위험을 줄이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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