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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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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상인이 일상적 생활을 무심하고 무계획하게 이어가다 보면 삶의 탄력성을 잃게 된다. 계획이 있는 생활이란 곧 미래를 준비하는 생활이고, 계획이 없는 생활이란 곧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無的放矢(무적방시)’라는 말이 있다. ‘的’은 ‘과녁’이라는 뜻이다. ‘目的(목적)’은 ‘보이는 과녁’이라는 말이다. ‘目’은 ‘눈, 보이다’라는 뜻이다. ‘的中(적중)’은 ‘과녁을 맞히다, 과녁에 맞다’라는 말이다. ‘中’은 ‘가운데, 중간’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맞다, 맞히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放’은 ‘놓다, 놓아주다, 쏘다, 내쫓다’라는 뜻이다. ‘놓아주는 행위’는 ‘화살이나 화포를 쏘는 행위’, 혹은 ‘무엇을 내쫓는 행위’와 유사하기 때문에 이들은 모두 ‘放’의 의미가 된다. ‘矢’는 ‘화살’이라는 뜻이다. 위의 의미를 정리하면 ‘無的放矢’는 ‘과녁이 없는데 화살을 쏜다’는 말이 된다.
과녁 없이 화살을 쏘면 그 화살은 어디로 가겠는가? 그 화살은 의미 없는 화살이 되고, 화살을 쏘는 그 행위도 의미 없는 행위가 된다. 우리의 삶이 ‘無的放矢’는 아닌지 가끔은 되돌아볼 일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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